귀촌 준비에 나선 곡성 출신 가완 김리완 전통지물연구소장

紙(지) 맥을 잇다
전통지물공예작가 20여년 끊임없는 창작활동
기록없는 옛 생활용품․유물 실제크기 재현
전통한지공예 道 지정 무형문화재에 도전장
“곡성에 옮겨 한지공예 전통기술 계승하고파”

곡성일보 admin@gsilbo.com
2018년 05월 31일(목) 06:09
“전통공예기술의 정통성이 유지되고 후세들이 자연스럽게 전통문화를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지난해부터 고향 곡성에 귀촌을 준비해 온 전통지물공예작가 가완 김리완(55)씨.
김씨는 1996년부터 광주광역시 동구 산수동에 ‘리완아뜰리에’ 라는 공예사무실 대표로 활동하다 최근 ‘김리완 전통지물연구소(소장 김리완)’로 이름을 바꿔 전통문화계승의 새로운 틀을 만들어가고 있다.
김리완 소장은 지난해 11월 1일부터 13일까지 전주시 완산구 한국전통문화전당 한지산업지원센터 2층 기획전시실에서 ‘지지樂락에 美치다’라는 주제로 가완 김리완 제4회 개인전을 성황리에 치렀다. 전시기획공모전으로 ‘종이를 알고 즐겁게 좋아하면 아름다움에 취하는 일이 많다’는 의미를 담은 ‘지지樂락 美치다’ 기획전은 선조들의 손길이 닿은 유물들이 기물로 되 살아 나기도 했다.
그동안의 작품활동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60여 차례 참여한 김 소장은 한지공예를 시작한 지난 96년 이후 수많은 활동을 한 결과 2012년 안동한지공예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하고 2016년 제46회 전남공예품대전에서도 대상을 수상했다. 또 제46회 대한민국 공예품대전 본선에서 KOTRA 사장상과 2015년 제40회 대한민국전승공예대전에서 한국중요문화재 기능보존협회 이사장상을 수상하는 등 각종 대회에서 수많은 금․은․동상을 거머쥐었다.
전주대학교 문화산업대학원에서 한지산업학과 석사과정을 마친 김 소장은 대한민국 전통한지공예 기능전승자 제96호-6호 이수자이기도 하며, 2004 전국한지공예대전 초대작가, 2006 대한민국 한지대전 초대작가, 2013 안동한지공예대전 초대작가, 2016 무등미술대전 추천작가 등 다양한 경력을 갖고 있다.
김 소장은 또 항상 손으로 제작하는 것이 즐거워 ‘전통지물공예’를 성인민속교실 및 대한민국전통한지 기능전승자 김한수 선생님 사사 후계승자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같은 예술활동은 1962년 곡성군 죽곡면 당동에서 3남 4녀 중 네 번째 둘째딸로 태어나 가진 것은 풍족하지 않아도 열심히 농사짓는 부모님의 ‘성실함’을 물려받았기 때문으로 여긴다. 또 할머니와 함께 살면서 어른에 대한 공경과 예절을 자연스레 배웠고 대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배려와 양보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이 작가의 길을 걸어가는데 큰 힘이 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어릴 적 폐지로 이것저것 만드시던 할아버지의 영향도 크다.
보기만 해도 아까운 손녀딸에게 비껴서라며 옻칠을 하곤 하셨는데 그 걸 보고 자란점이 많은 영향을 받았다. 전통지물공예도 세월에 따라 실험적이거나 현대적으로 변해가지만 그의 지물공예만큼은 전통에 입각해 있는 이유를 알 것도 같다. 전시에서도 지호(종이 반죽을 사용하는 기법), 지승(종이를 꼬아서 만드는 기법) 지도(한지를 여러 겹 붙이면서 두드려서 층을 올리는 기법) 등 오랜 전통 기법을 두루 사용한 다음 지태칠로 함지박, 표주박, 주병 같은 조상들의 생활용품 및 유물을 재현했다.
“오랜세월 종이에 염색해서 작업하고 자투리로 기물들을 만들다보니 강산이 몇 번 변했네요. 선조들이 사용하는 물건들은 대부분 가정에서 손수 작업하는 거라 기록이 없다시피 하고 덕분에 시행착오도 많았죠.”
김리완 전통지물공예작가는 그러는 사이 전통기법과 철학이 생기기도 했다. 유물들의 치수를 실측하여 축소 및 확대율로 활용하고 스티로폼으로 형틀을 떠내고 두 세 번 보정한 다음 형태를 갖추기도 했다. 천년을 간다는 한지로 기물에 옷을 입혀 옻칠을 하고 현대적인 트랜드로 융복합해 디자인과 형태에 가미시켜 전통을 끌어안은 그만의 지물공예품을 완성시킨 것이다.
20년 이상이면 자격이 주어진다는 道지정 문화재 신청을 준비중인 김 소장은 “예전처럼 한지를 여러 겹 쌓아 옻칠해 갑옷을 만들고 불상도 구현해보고 싶다”면서 “고향 곡성에서 한지공예 전통기술을 계승하는 환경이 빨리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김희숙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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