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속의 가족마을 谷城郡 11개 읍․면 곳곳에서 좋은 氣를 받아 태어난 谷城사람들이 고향은 물론 전국 각지에서 묵묵히 자기 분야의 최고 리더역할을 하고 있는 숨은 인물들이 수없이 많다. 특히 지난해 谷城郡이 전국 최고의 자랑스런 자치단체로 자리매김 하면서 지역 이미지는 물론 谷城 사람들의 입지도 한층 달라졌다.
이에 곡성일보는 2017년 丁酉年부터 ‘金來星이 만난 谷城人’이라는 연중 기획보도를 통해 묵묵히 일선 현장에서 고향을 빛낸 인물과 자랑스런 谷城사람, 그리고 평소 이웃들에게 귀감이 되는 우리고장 사람들의 생활 현장을 직접 찾아 그들이 가지고 있는 값진 철학을 공유하고자 한다. 3만여 군민을 비롯 전국 각지 향우들과 한마음 한뜻으로 힘을 모아 우리고장을 우뚝 세우면서 자긍심과 자부심을 한껏 키워가는 谷城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보기 위해서이다.
이번 신문에는 일찍이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많은 어려움을 헤쳐가며 성공의 길을 걸어왔고, 최근 10여 동안 고향사랑이라는 일념 하나로 남다른 열정을 가지고 수도권 향우회 발전에 헌신을 자처해 온 오산면 운곡리 출신 박종식 재경곡성군향우회장을 만나봤다 /편집자 주

■자본주의 사회는 돈보다 중요한 것이 없다고들 한다. 돈이면 어떤 일이든 해결된다는 인식 때문에 그런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정답이 아닌 듯 싶다. 사람의 감성이나 정서를 바꾸려 할 때 정성과 노력이 없이는 불가능할 일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고향을 멀리 떠난 향우들에겐 서로 아껴주고 이해하며 화합하면서 먼저 손을 내밀고 희생정신이 뒤따르지 않으면 끈끈한 정을 이어가기가 힘겹다. 우리지역 사람들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그동안 서울지역 읍면별 향우회가 제대로 가동되는 경우가 드물었다. 하나되는 모습으로 거듭나길 기대해 봤지만 읍면별 향우회 활성화는 한계점을 극복하지 못해 전체 향우회 활성화도 기대하기 힘들었던 상태였다. 그러나 마냥 손놓고 볼 수만 없어 수도권을 권역별로 나눠 향우회 모임을 추진했더니 기대이상으로 달라졌다. 이면에는 향우회 집행부 간부들이 모두 애를 썼지만 시간과 경비를 부담하면서 자신의 일처럼 헌신해왔던 박종식(60․오산면 운곡리 출신․옥과중 23회․고려대학교 경영대학원 졸업) 재경곡성군향우회장이 그 중심에 서 있었다. 이해관계 없이 만나는 향우들도 가끔 불협화음이 생겨 애를 먹지만 박 회장은 늘 친형처럼 때로는 동생처럼 향우들을 정으로 감싸오며 불편한 관계를 곧장 원위치시켜 놓는 마술같은 힘을 발휘하곤 했다.
겉으로는 강한 카리스마를, 내면에는 부드러운 감성이 넘치면서 모두를 포용하는 박 회장의 리더십이 오늘날의 활기찬 향우회를 만들어가는 기폭제가 되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올해 제11대 회장으로 2년간 향우회 사령탑을 맡게 된 박 회장은 재경곡성군향우회와 인연을 맺은 이후 최일선의 실무책임자인 사무총장을 4년간 역임하고 지난 2015년부터 2년간 10대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많은 변화를 시도했다.
먼저 소모임을 읍․면별 향우회에서 구역별 향우회로 바꿔 추진하고 골프회 등 직능별 산하단체를 만들어 응집력을 높여갔다. 여기에 2000년대 초반 사무총장 시절 정기총회를 서울 한복판인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해 향우들의 참여를 높이고 자긍심을 심어주는데 역점을 두었다. 그러자 해가 갈수록 입소문이 퍼지고 홍보까지 되면서 참석 인원도 점점 늘어났다. 여기에 고향에서도 한몫을 해줬다. 먼길을 마다하지 않고 군수, 군의회 의장을 비롯 군청 간부, 지역 대표들의 응원까지 이어지면서 더욱 활기를 띄었다. 이젠 솔선수범한 향우들이 늘어나고 있다. 올해초 신년 하례식도 평범한 모습이 아닌 격식도 갖추고 참석자들이 흥이 절로 나도록 준비했다. 접근이 좋은 서울 용산역 아이컨벤션웨딩에서 100여명의 향우회 간부를 중심으로 치러진 행사였는데, 집행부 모두 혼연일체가 되어 최대한 참석자들이 즐겁고 편한 걸음이 되도록 만들었다. 여성 임원들도 일제히 한복을 차려입고 참석자들을 맞이하면서 끈끈한 정 나눔은 물론 어깨가 으쓱해지면서 자긍심도 심어지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덕분에 참석자들의 반응도 크게 달려졌다. 개인적 희생을 감수하고 봉사활동을 자청하는 경우가 늘어났고 친목과 화합의 장도 자연스럽게 조성되는 모습이 역력했다. 무엇보다 오랫동안 향우회를 열심히 이끌어오고 지켜온 선배님들께서도 ‘향우회 역사상 가장 전성기’라는 말을 전해줬다.
박 회장의 이같은 리더십이 그냥 나온 것은 아니다. 군 복무를 마치고 맨손으로 상경해 우연히 노량진을 찾은 것이 인연이 됐던 지난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산면 운곡리 출신인 박 회장은 당시 옥과초등학교와 옥과중, 옥과고를 졸업하고 군 목부를 마친 뒤 서울 생활을 시작한 것이다. 우연히 친구따라 새벽녘 노량진 수산시장 광경을 처음 보면서 대낮처럼 밝은 불빛, 활기 넘치는 상인들, 사고 파는 수산물유통 현장 등 그야말로 세상에서 처음 신세계를 본 것이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바로 결정했다. 환상적인 바로 이곳이 내가 앞으로 살아야할 무대라고 수십번 되뇌었다. 1주여일 탐색의 시간을 갖고 제일 장사가 잘 되는 상가를 찾아 이곳 구조를 배울때까지 무임금으로 일해주겠다고 제안하면서 노량진 사람으로 탈바꿈했다.
눈빛만 봐도 상대의 마음을 읽어야 하고 전쟁터 만큼이나 치열했던 그 곳. 박 회장은 죽을 힘을 다해 일과 유통을 배웠고 3개월쯤 지나 우연히 동업자가 만들어지면서 새로운 전환기를 맞았다. 산간지방 사람들에겐 생소하고 어려운 수산업인데 박 회장에게 새로운 길이 열린 것이다.
그 후 박 회장은 10년 동안 수산시장을 섭렵했고 1990년대 들어서는 수산중매인 자격을 획득해 2000년대까지 전문수산인으로 활동했다. 시작한지 20년째다. 이 무렵 박 회장의 전문분야는 오징어였는데 노량진은 물론 부산과 강원도 등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오징어 중매인으로 명성을 떨치면서 전성기를 맞았다. 노량진 ‘박종식 수산중매인’을 말하면 세상 사람이 다 알아 볼 정도였다.
그러던 박 회장에게도 시련이 찾아왔다. 원양어선 오징어를 취급하는 과정에서 보관문제로 큰 손실을 입으면서 부도가 났던 것이다. 당시 하늘이 노랗고 솟아 날 구멍이 없었다. 하지만 박 회장은 포기하지 않고 오뚜기처럼 뚝심 하나로 살아온 과거를 회상하며 다시 일어섰다. 오산면에서 학생들이 옥과면으로 학교를 다닐 때 소외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박 회장은 그때도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시절까지 학도호국단 대대장과 학생회장을 놓치지 않았다. 당당한 성격에 배짱도 크고 강한 뚝심이 어린시절부터 몸에 베어 있었다는 반증이다. 반면 약한자나 어려운 처지의 주변사람들에겐 한없이 착한 양이 되고 따뜻한 가슴을 내미는 ‘외유내강형’의 학창시절을 보냈던 것이 오늘날의 성공을 안겨다 준 큰 자산이 되었던 것이다.
지금 노른자 땅으로 불리는 노량진 수산시장 옆 과거 조선시대 궁중 별장으로 사용됐다는 부지를 15년전 매입해 부인과 함께 11년째 수산물 중도매센터 노량진 수산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박 회장.
앞으로 2년간 재경곡성군향우회장직을 수행하게 될 그는 “고향 떠난 사람들은 누구나 향수에 젖어 있다. 그래서 향우회라는 조직의 매개체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수도권 13만여 곡성향우들이 한마음이 되도록 하고, 이를 토대로 힘 닫는데까지 고향 발전의 전도사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뚝심과 용기를 지니면서 가슴으로는 한없이 따뜻함을 품고 살아가는 박 회장의 향우들에 대한 애정만큼 재경곡성군향우회의 미래가 더욱 밝게 비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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