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월대보름 엄찬영 한문학박사 본보 논설위원 곡성일보 ok-krs@hanmail.net |
| 2018년 06월 02일(토) 20:50 |
찬영아! 어! 니더위!
정월 대보름날 골목마다 아이들이 서로 더위를 팔려고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메아리친다. 작을 설이라고 부르는 정월 대보름 아침 동이 트기 전의 풍경이다. 정월대보름은 새해 들어 두 번째 맞이하는 명절이다. 이날 아침 부엌에서는 어머니의 손길은 부산하다. 오곡밥과 묵은 산채 나물을 정성들여 상을 차려야 한다. 오곡밥 또는 찰밥은 지역마다, 계층마다 서로 다른 재료를 사용했다. 충청도와 경기도에서는 찹쌀, 팥, 콩, 차조, 수수를 넣었고 다른 곳에서는 멥쌀이나 보리쌀로 대체하기도 했다. 민간에서는 곡식만 넣었지만 재력이 있는 집에서는 밤, 대추, 곶감, 꿀을 넣기도 했다. 여기에 간장을 넣어 색깔만 입히면 곧바로 약밥이 된다. 두 음식은 찹쌀을 쓰고 색깔이 거무스름하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이윽고 어머니가 묵은 산채 나물-호박나물, 시래기나물, 고사리나물, 도라지나물, 취나물, 토란대나물, 무나물, 고구마줄기나물 등-을 장만하여 아침상을 차리면 대보름날의 아침이 시작된다. 온가족이 두루 앉아서 귀가 밝아지라고 청주로 귀밝이술을 마신다. 그리고 부럼을 깨문다. 부럼에 대하여 동국세시기에는 “날밤, 호두, 은행, 잣, 무를 깨물면서 일 년 동안 아무 탈 없이 평안하고 부스럼이 나지 않게 해달라고 빌며 이를 튼튼히 한다.”고 하였다.
아침이 끝나면 한 해 복을 빌려고, 동네 아홉 집을 차례대로 찾아가 아홉 나물의 음식을 얻어먹는다. 이는 이웃 간의 정을 나누고, 농사철 소홀하기 쉬운 비타민C의 영양섭취를 위한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풍습이다. 마을에서는 당산제를 지내며, 집집마다 액을 쫓아내는 풍악패가 어울려 징, 장고, 꽹과리 등을 울리며 궂을 해 준다. 줄다리기, 고싸움 등 운동장에서는 시끌벅적하다. 양지바른 언덕에서는 아이들이 연날리기를 한다. 해가 지고 달이 뜨면 서로 높은 곳에 올라가 달맞이를 하며 한 해 소원을 빈다. 달집태우기, 쥐불놀이 등 아이들은 여기저기서 신명나게 놀이를 즐긴다. 이상은 흔히 보는 대보름날의 하루 일과이다.
정월대보름날에 복을 빌고 액을 피하는 방법의 풍습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아침에 아이들이 서로 ‘더위팔기〔賣暑〕’를 하며 장난친다. 두메 사람들은 울타리를 손질하여 호랑이와 표범에 대비한다. 생밤을 깨무는데 이것을 ‘부럼〔嚼腫〕’이라고 한다. 청주를 마시는데 이것을 ‘귀밝이술〔耳明酒〕’이라고 한다. 높은 장대를 세우고 위에 곡식 바구니를 다는데, 이것을 ‘낟가릿대〔禾積〕’라고 부른다. 작은 돌멩이를 과일나무 가지 사이에 끼워두는데, 이것을 ‘과일나무 시집보내기〔嫁樹〕’라고 한다. 윷가락을 던져 새해 점을 치고 쌍륙놀이를 한다. 새벽에 먼저 정화수를 길으려 다투는데, 이것을 ‘용알뜨기〔奪龍卵〕’라고 한다. 개의 목에 목줄을 매어주는데, 이것을 ‘파리 쫓기〔辟蠅〕’라고 한다. 종이를 잘라 버선 모양으로 만들어 처마 아래 끼워두고, 길에 동정〔領〕이나 두건〔帨〕을 버려 재앙을 막는다. 긴 빗자루로 집을 소제하고, 목화의 묵은 뿌리에 솜을 씌워 변소의 똥 위에 두어 목화농사가 풍년이 들기를 기원한다. 대추와 밤을 섞어 밥을 짓는데, 약밥이라고 하여 이것으로 제사를 지낸다. 만두와 전골, 묵나물을 차린다. 각종을 물에 던져 물고기에게 먹인다. 누에고치 실을 켜서 누에농사를 기원한다. 세상에서는 이 날을 머슴 날이라고 하여, 아홉 사발밥을 먹고 아홉 짐의 땔감을 하여 지고 온다. 개밥을 주지 않는다. 달이 뜨면 방위와 색으로 풍년이 들지 흉년이 들지 점치며, 자손 낳기를 기원한다. 높은 곳에 올라 달을 보고 절을 하며, 횃불을 늘어놓고 달을 맞이한다. 풀로 허수아비를 만들어 여러 아이들이 끌고 다니며 발로 찬다. 또 종이 연에 ‘액(厄)’ 자를 써서 달을 향해 날려버린다. 나는 오늘 달맞이에서 모두 건강하고 복 받는 무술년 한 해가 되기를 소원한다.
정월 대보름날 골목마다 아이들이 서로 더위를 팔려고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메아리친다. 작을 설이라고 부르는 정월 대보름 아침 동이 트기 전의 풍경이다. 정월대보름은 새해 들어 두 번째 맞이하는 명절이다. 이날 아침 부엌에서는 어머니의 손길은 부산하다. 오곡밥과 묵은 산채 나물을 정성들여 상을 차려야 한다. 오곡밥 또는 찰밥은 지역마다, 계층마다 서로 다른 재료를 사용했다. 충청도와 경기도에서는 찹쌀, 팥, 콩, 차조, 수수를 넣었고 다른 곳에서는 멥쌀이나 보리쌀로 대체하기도 했다. 민간에서는 곡식만 넣었지만 재력이 있는 집에서는 밤, 대추, 곶감, 꿀을 넣기도 했다. 여기에 간장을 넣어 색깔만 입히면 곧바로 약밥이 된다. 두 음식은 찹쌀을 쓰고 색깔이 거무스름하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이윽고 어머니가 묵은 산채 나물-호박나물, 시래기나물, 고사리나물, 도라지나물, 취나물, 토란대나물, 무나물, 고구마줄기나물 등-을 장만하여 아침상을 차리면 대보름날의 아침이 시작된다. 온가족이 두루 앉아서 귀가 밝아지라고 청주로 귀밝이술을 마신다. 그리고 부럼을 깨문다. 부럼에 대하여 동국세시기에는 “날밤, 호두, 은행, 잣, 무를 깨물면서 일 년 동안 아무 탈 없이 평안하고 부스럼이 나지 않게 해달라고 빌며 이를 튼튼히 한다.”고 하였다.
아침이 끝나면 한 해 복을 빌려고, 동네 아홉 집을 차례대로 찾아가 아홉 나물의 음식을 얻어먹는다. 이는 이웃 간의 정을 나누고, 농사철 소홀하기 쉬운 비타민C의 영양섭취를 위한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풍습이다. 마을에서는 당산제를 지내며, 집집마다 액을 쫓아내는 풍악패가 어울려 징, 장고, 꽹과리 등을 울리며 궂을 해 준다. 줄다리기, 고싸움 등 운동장에서는 시끌벅적하다. 양지바른 언덕에서는 아이들이 연날리기를 한다. 해가 지고 달이 뜨면 서로 높은 곳에 올라가 달맞이를 하며 한 해 소원을 빈다. 달집태우기, 쥐불놀이 등 아이들은 여기저기서 신명나게 놀이를 즐긴다. 이상은 흔히 보는 대보름날의 하루 일과이다.
정월대보름날에 복을 빌고 액을 피하는 방법의 풍습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아침에 아이들이 서로 ‘더위팔기〔賣暑〕’를 하며 장난친다. 두메 사람들은 울타리를 손질하여 호랑이와 표범에 대비한다. 생밤을 깨무는데 이것을 ‘부럼〔嚼腫〕’이라고 한다. 청주를 마시는데 이것을 ‘귀밝이술〔耳明酒〕’이라고 한다. 높은 장대를 세우고 위에 곡식 바구니를 다는데, 이것을 ‘낟가릿대〔禾積〕’라고 부른다. 작은 돌멩이를 과일나무 가지 사이에 끼워두는데, 이것을 ‘과일나무 시집보내기〔嫁樹〕’라고 한다. 윷가락을 던져 새해 점을 치고 쌍륙놀이를 한다. 새벽에 먼저 정화수를 길으려 다투는데, 이것을 ‘용알뜨기〔奪龍卵〕’라고 한다. 개의 목에 목줄을 매어주는데, 이것을 ‘파리 쫓기〔辟蠅〕’라고 한다. 종이를 잘라 버선 모양으로 만들어 처마 아래 끼워두고, 길에 동정〔領〕이나 두건〔帨〕을 버려 재앙을 막는다. 긴 빗자루로 집을 소제하고, 목화의 묵은 뿌리에 솜을 씌워 변소의 똥 위에 두어 목화농사가 풍년이 들기를 기원한다. 대추와 밤을 섞어 밥을 짓는데, 약밥이라고 하여 이것으로 제사를 지낸다. 만두와 전골, 묵나물을 차린다. 각종을 물에 던져 물고기에게 먹인다. 누에고치 실을 켜서 누에농사를 기원한다. 세상에서는 이 날을 머슴 날이라고 하여, 아홉 사발밥을 먹고 아홉 짐의 땔감을 하여 지고 온다. 개밥을 주지 않는다. 달이 뜨면 방위와 색으로 풍년이 들지 흉년이 들지 점치며, 자손 낳기를 기원한다. 높은 곳에 올라 달을 보고 절을 하며, 횃불을 늘어놓고 달을 맞이한다. 풀로 허수아비를 만들어 여러 아이들이 끌고 다니며 발로 찬다. 또 종이 연에 ‘액(厄)’ 자를 써서 달을 향해 날려버린다. 나는 오늘 달맞이에서 모두 건강하고 복 받는 무술년 한 해가 되기를 소원한다.
곡성일보 ok-kr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