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년마다 달집 태우기로 들썩였던 정월대보름이 코로나19로 올해도 조용히 지나갔다. 정월대보름만 되면 집집마다 시루에 찐 오곡찰밥과 각종 나물음식이 가득하다. 보름날 나물음식은 가정마다 취향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지만 곡성에서는 토란잎 나물을 빼놓을 수 없다. 가을에 연한 토란잎을 말려 보관했다가 들기름에 볶은 토란잎나물에 찰밥을 싸서 먹으면 옛 추억을 떠올리기에 그만이다. 전통적으로 토란은 대보름날 토란잎나물, 추석명절에는 토란탕으로 쓰였다.
그런 토란은 전국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곡성의 대표 작목이다. 그동안 곡성군은 우리지역 대표작목의 활용을 위해 다양한 가공제품을 개발해 혁신적인 변화를 이끌어왔다.
토란제품이 다양화 되면서 유통방식도 변화되었다. 예전에는 추석 제수용으로 유통이 집중되었지만 현재는 1년 내내 판매를 하고 있다. 껍집을 벗긴 알토란과 토란분말 등으로 가공하여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편하게 구입하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여기에 곡성군이 집중 개발한 토란떡파이 역시 유명세를 타고 있다. 토란과 찹쌀로 만든 토란떡파이는 제조기술을 특허등록했고 그 기술을 관내 업체에 전수해 연중 판매하면서 주민들 소득증대에 일익을 담당한다.
이밖에 토란김부각, 토란한과, 토란인절미, 토란가래떡은 등 전통적인 방식으로 토란 맛을 내는데 한층 강화했고 토란파이만쥬, 토란소주, 토란막걸리, 토란미숫가루, 토란쌀과자, 토란수제쿠키, 토란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제품도 연이어 개발되어 판매중이다.
어느덧 곡성 명품으로 변신한 토란제품은 무색 무취이지만 토란이 첨가되면 맛이 달라진데다 건강에 좋은 장수식품으로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의 입맛을 자극하고 있다.
봄을 향한 농촌들녘은 요즈음 토란재배 준비로 분주하다. 논에 퇴비를 뿌리 후 경운기로 논을 갈고 두둑을 만든 다음 토란을 심는다. 이어 추위와 잡초 방지를 위해 비닐로 덮으면 파종이 끝나는데 지금이 시작점이다. 늦겨울 추위가 이어지고 있지만 토란을 파종하는 농부들의 마음은 벌써 들녘으로 옮겨졌다.

조현자 본보 명예기자 / 前곡성군농업기술센터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