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들녘은 못자리 준비가 한창이다. 모내기 철이 다가오면 쌀밥에 대한 옛 이야기가 어김없이 등장한다. 명절과 집안의 어른만 먹을 수 있었던 쌀밥에 대한 추억이 여전히 어르신들에게 최고의 곡식이다.

귀했던 쌀은 다수확 품종이 개발되고 소비량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쌀값은 수년간 물가 상승율에 미치지 못하는 제자리 걸음으로 농가에 어려움을 주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곡성군에서는 명품쌀 육성 사업을 추진하였다.

곡성쌀은 강을 주변으로 형성된 사질답이 많다 보니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특히 전남도에서 대대적으로 육성한 친환경쌀은 일반재배 쌀과 큰 차이 없이(공공비축 1등 가격보다 낮은 금액) 유통되고 있어 곡성 유기농쌀 명품화와 제값 받기가 해결해야 될 큰 숙제였다. 그래서 최근 만난 백세미는 희망 그 자체였다.

백세미 첫 만남은 2015년 12월 31일 석곡농협 회의실에 마련된 밥맛 시식 자리에서 시작되었다.

그 후 대도시 소비층 확보를 위해 광주, 서울 등 하나로클럽과 각 행사장에서는 고객 유치를 위해 직원들이 주말마다 직접 밥을 지어 시식회를 열었다. 밥맛은 보장할 수 있어 먹어본 사람들은 반드시 구입할 거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직원들은 시식을 해본 소비자들이 “누룽지향이 너무 좋고 이렇게 맛있는 밥은 처음이다” 라는 칭찬에 하루종일 서서 시식 행사를 했어도 피곤함을 몰랐다.

이러한 현장 시식회는 장미축제장, 중국섬서한국중소기업산업단지와 금화그룹백화점, 국제식품박람회, 전남쌀판촉행사, 미미락(로컬푸드 곡성편), 유기농박람회,등에서 장소를 가리지 않고 찾아가서 이루어졌다.

그 성과는 대도시 하나로클럽 22개소 입점과 온라인 판매망 구축, 백세미를 사용하는 전문식당을 확보 하였고, 친환경유기농박람회 품평회에서 국회의장상 수상, 농림축산식품장관상 수상, 농협중앙회 농가소득 우수상을 수상하는 쾌거로 나타났으며, 전남 10대 고품질브랜드쌀에 20년 21년 연속 선정되었다.

2017년 첫 판매 시작부터 계속하여 완판을 이루고 있는 백세미는 전국 최고 명품 유기농쌀로 대통령이 구입(2020년 설명절)한 쌀로도 유명하다. 이제 백세미는 한단계 더 도약중이다. 그동안 OEM으로 생산했던 누룽지 공장이 완공되어 직접 생산하고 있으며 컵 누룽지도 출시하여 판매를 시작해서이다.

백세미는 밥을 지을 때 고소한 누룽지향이 온 집안을 가득 채워 기분이 좋아지고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찰진 밥맛이 미각을 사로잡아 어른부터 아이까지 누구나 좋아한다.

백세미 방앗간 광장을 초록으로 물들인 모판은 논으로 옮겨 모내기를 하고 가을이 오면 석곡면, 목사동면, 죽곡면을 누룽지향으로 가득 채워질 황금색 들판이 눈에 선하다.

조현자 본보 명예기자 前곡성군농업기술센터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