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부기고장종운 논설위원 법학박사/법서작가 |
| 2023년 09월 06일(수) 12: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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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불명자의 보호자가 가해자와 형사합의한 후 경찰서에 제출한 불처벌 의사표시의 효력
문
제 동생이 인도를 보행하고 있었는데 가해자가 자전거를 운행하던 중 전방주시의무를 게을리한 과실로 동생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자전거 앞바퀴 부분으로 들이받아 뇌손상 등 중상해를 입혀 식물인간의 상태로 누워있습니다.
그래서 제 동생의 배우자인 시누이가 성년후견인으로 선임되었는데 가해자측의 농간으로 엉겹결에 합의한 후 “피해자는 4,000만원을 지급받고 피고인의 형사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라는 내용의 서면을 경찰서에 제출해주었습니다.
아직도 제 동생이 저렇게 누워있는데 너무 쉽게 합의를 해준 것 같아 속상해서 과연 이러한 서면이 효력이 있는지에 대하여 우리 지역의 언론 곡성일보의 ‘알쏭달쏭 법률상식’ 코너를 통하여 박사님께 문의드리고자 합니다.
답
자전거도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도로교통법상으로는 차로 분류되는데, 교통사고처리특례법에서는 차의 교통으로 인하여 피해자에게 업무상과실치상죄 또는 중과실치상죄 등을 범한 경우라 하더라도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 제2항 본문).
이러한 범죄를 형사상 반의사불벌죄라고 합니다. 그리하여 귀하의 사례처럼 가해자가 교통사고를 일으켜 피해자가 식물인간 상태의 중상해를 입은 경우라 하더라도 협사합의를 한 경우에는 형사처벌을 면할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사망사고이거나 교통사고를 일으키고 뺑소니를 친 경우, 음주측정을 거부한 경우 또는 신호위반·중앙선침범·제한속도 20㎞ 초과운전·음주운전·횡단보고사고·무면허운전·어린이보호구역 내 어린이 상해사고 등 12개항 위반시에는 설령 형사합의를 한다고 하더라도 형사처벌을 면할 수 없을 것입니다(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 제2항 단서).
귀하의 사례는 피해자가 식물인간 상태로서 중상해를 입기는 했지만 사망사고에 해당되지 않고 앞서 본 형사합의의 제외 대상에 해당되지도 않으므로 가해자가 형사합의를 한 경우 형사처벌을 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귀하의 동생처럼 피해자가 식물인간 상태에 있어 피해자 본인이 직접 합의를 할 수 없고 그 보호자라고 할 수 있는 귀하 동생의 처인 시누이가 성년후견인의 지위에서 협사합의를 하고 수사기관이나 법원에 처벌불원의 의사표시를 할 경우 가해자가 형사처벌을 면할 수 있는지 문제될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 대법원에서는 반의사불벌죄에서 성년후견인은 명문의 규정이 없는 이상 의사무능력자인 피해자를 대리하여 피고인 또는 피의자에 대한 처벌불원의사를 결정하거나 처벌희망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없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대판 2023.7.13. 2023도4371 전원합의체). 이는 성년후견인의 경우 그 성년후견인의 법정대리권의 범위에 통상적인 소송행위가 포함되어 있거나 성년후견개시심판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성년후견인이 가정법원의 허가를 얻었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형사소송절차에 관한 규정을 해석·적용할 때에는 문언의 객관적 의미에 충실한 해석이 필수적인데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 제2항의 문언상 그 처벌 여부는 오로지 피해자 본인의 명시적인 의사에 달려있음이 명백하고 제3자가 피해자를 대신하여 처벌불원의사를 형성하거나 결정할 수 있다고 해석하는 것은 법 문언에 반한다고 해야 할 것이며, 친고죄와 달리 반의사불벌죄의 처벌불원의사에 관하여는 대리에 관한 명시적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고소취소의 대리에 관한 규정도 준용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피해자가 의사무능력자인 경우 성년후견인의 대리에 의한 처벌불원의 의사표시가 피해자 본인의 진실한 의사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으며, 자칫 성년후견인에 의한 처벌불원의사의 효력을 인정할 경우 피해자가 원치 않는 의사표시를 강요당하는 상황에 처할 위험이 있다는 점도 작용할 것입니다.
이에 귀하의 사례를 살펴보건대 귀하의 동생이 식물인간 상태로서 의사표시를 할 수 없는 상태라고 해서 귀하의 시누이 겸 귀하 동생의 처가 성년후견인의 자격에서 가해자와 형사합의를 하고 고소취하서 내지 처불불원 의사표시가 담긴 서류를 수사기관이나 법원에 제출한다고 하더라도 가해자는 형사처벌을 면할 수 없을 것이며 다만 형량이 감경되는 정도의 효력만 인정될 뿐으로 보이니 참고하시고 다소 위안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문
제 동생이 인도를 보행하고 있었는데 가해자가 자전거를 운행하던 중 전방주시의무를 게을리한 과실로 동생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자전거 앞바퀴 부분으로 들이받아 뇌손상 등 중상해를 입혀 식물인간의 상태로 누워있습니다.
그래서 제 동생의 배우자인 시누이가 성년후견인으로 선임되었는데 가해자측의 농간으로 엉겹결에 합의한 후 “피해자는 4,000만원을 지급받고 피고인의 형사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라는 내용의 서면을 경찰서에 제출해주었습니다.
아직도 제 동생이 저렇게 누워있는데 너무 쉽게 합의를 해준 것 같아 속상해서 과연 이러한 서면이 효력이 있는지에 대하여 우리 지역의 언론 곡성일보의 ‘알쏭달쏭 법률상식’ 코너를 통하여 박사님께 문의드리고자 합니다.
답
자전거도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도로교통법상으로는 차로 분류되는데, 교통사고처리특례법에서는 차의 교통으로 인하여 피해자에게 업무상과실치상죄 또는 중과실치상죄 등을 범한 경우라 하더라도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 제2항 본문).
이러한 범죄를 형사상 반의사불벌죄라고 합니다. 그리하여 귀하의 사례처럼 가해자가 교통사고를 일으켜 피해자가 식물인간 상태의 중상해를 입은 경우라 하더라도 협사합의를 한 경우에는 형사처벌을 면할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사망사고이거나 교통사고를 일으키고 뺑소니를 친 경우, 음주측정을 거부한 경우 또는 신호위반·중앙선침범·제한속도 20㎞ 초과운전·음주운전·횡단보고사고·무면허운전·어린이보호구역 내 어린이 상해사고 등 12개항 위반시에는 설령 형사합의를 한다고 하더라도 형사처벌을 면할 수 없을 것입니다(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 제2항 단서).
귀하의 사례는 피해자가 식물인간 상태로서 중상해를 입기는 했지만 사망사고에 해당되지 않고 앞서 본 형사합의의 제외 대상에 해당되지도 않으므로 가해자가 형사합의를 한 경우 형사처벌을 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귀하의 동생처럼 피해자가 식물인간 상태에 있어 피해자 본인이 직접 합의를 할 수 없고 그 보호자라고 할 수 있는 귀하 동생의 처인 시누이가 성년후견인의 지위에서 협사합의를 하고 수사기관이나 법원에 처벌불원의 의사표시를 할 경우 가해자가 형사처벌을 면할 수 있는지 문제될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 대법원에서는 반의사불벌죄에서 성년후견인은 명문의 규정이 없는 이상 의사무능력자인 피해자를 대리하여 피고인 또는 피의자에 대한 처벌불원의사를 결정하거나 처벌희망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없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대판 2023.7.13. 2023도4371 전원합의체). 이는 성년후견인의 경우 그 성년후견인의 법정대리권의 범위에 통상적인 소송행위가 포함되어 있거나 성년후견개시심판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성년후견인이 가정법원의 허가를 얻었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형사소송절차에 관한 규정을 해석·적용할 때에는 문언의 객관적 의미에 충실한 해석이 필수적인데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 제2항의 문언상 그 처벌 여부는 오로지 피해자 본인의 명시적인 의사에 달려있음이 명백하고 제3자가 피해자를 대신하여 처벌불원의사를 형성하거나 결정할 수 있다고 해석하는 것은 법 문언에 반한다고 해야 할 것이며, 친고죄와 달리 반의사불벌죄의 처벌불원의사에 관하여는 대리에 관한 명시적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고소취소의 대리에 관한 규정도 준용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피해자가 의사무능력자인 경우 성년후견인의 대리에 의한 처벌불원의 의사표시가 피해자 본인의 진실한 의사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으며, 자칫 성년후견인에 의한 처벌불원의사의 효력을 인정할 경우 피해자가 원치 않는 의사표시를 강요당하는 상황에 처할 위험이 있다는 점도 작용할 것입니다.
이에 귀하의 사례를 살펴보건대 귀하의 동생이 식물인간 상태로서 의사표시를 할 수 없는 상태라고 해서 귀하의 시누이 겸 귀하 동생의 처가 성년후견인의 자격에서 가해자와 형사합의를 하고 고소취하서 내지 처불불원 의사표시가 담긴 서류를 수사기관이나 법원에 제출한다고 하더라도 가해자는 형사처벌을 면할 수 없을 것이며 다만 형량이 감경되는 정도의 효력만 인정될 뿐으로 보이니 참고하시고 다소 위안을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