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운 회초리 안창순 |
| 2024년 02월 07일(수) 15: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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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일 가랑비가 내리던 날, 카시미론 이불 보따리에 밥그릇 국그릇 그리고 숟가락, 젓가락 한 벌씩을 쑤셔 넣은 채로 집을 나서 고흥군교육청을 거쳐 녹동항에서 배를 타고 조그마한 섬마을인 금산면 연홍국민학교로 첫 발령을 받고 가던 날이 5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눈에 선하다.
특히 배에 오르던 순간부터 그때 막 유행하기 시작한 이미자의 섬마을 선생님이란 노래가 가랑비가 그친 산뜻한 하늘 아래 울려 퍼지던 장면과 섬마을 주민 모두가 선창 가 마을에 나와서 총각 선생인 나를 열렬히 환영해주던 모습은 아직도 커다란 감동으로 남아 있다.
그렇게 해서 속세와 단절된 외딴섬에서 군에 입대하기 전까지의 1년 남짓한 섬 생활은 여러 가지 에피소드와 함께 생각할수록 꿈속인 듯 황홀하고 아늑하기만 하다.
섬마을 선생님으로 재직하면서 학부모에게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선생님, 뒈지게 패서라도 잘 좀 가르쳐 주십시오’ 였다. 물론 그때는 회초리가 있었다.
얼마 전 TV에 한 고등학생이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쓰시던 교단에 드러누워 휴대폰을 가지고 놀던 장면이 방영된 적이 있었다. 학교 현장에서 교권 추락이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를 말해 주는 단적인 예다.
내 초임 시절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충격적인 일인 것이다. 그뿐인가 이것이 사람 사는 세상이 맞나 할 정도로 만연된 각종 비도덕적인 패륜 행위는 또 어떤가?
비교적 보수적이고 폐쇄적이라 일컫는 교단까지도 이렇게까지 자유분방(?)하게 타락한 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한마디로 ‘뒈지게 패서라도 잘 좀 가르쳐 달라’고 부탁하는 학부모가 지금은 사라지고 없다는 것이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다.
결국 백년지대계인 교육이 그 책임을 면할 길이 없는데 왜 그렇게 됐는지에 대한 것은 사회 전반적으로 다방면에 걸쳐서 진단할 문제겠지만 결과적으로는 가정과 교단에서 회초리를 놓아버린 결과라고 보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1989년 임석재가 집필한 ‘한국구비설화’에 보면 ‘옛날에 어떤 사람이 고을 원님이 되어 부임지로 가는 길에 싸리나무를 발견하고는 가마에서 내려 싸리나무에 대고 계속 절을 하였다. 주위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사람들이 왜 그러냐고 물었다.
이 사람은 자기가 고을 원님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스승의 싸리나무 매 덕분이라고 하였다. 싸리나무 덕에 열심히 공부하여 고을 원님이 되었으니 고마워서 자꾸 절을 한다는 것이었다.’라는 이야기가 있다.
또 미국 캐네디 대통령의 어머니 로즈도 매를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규칙을 정해놓고 그것을 어기면 체벌을 했다고 한다. 로즈는 자서전에서 ‘부모라면 체벌이 필요할 때 체벌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단다. 장차 대통령이 될 존 캐네디도 예외는 아니었다고 한다.
회초리(回初理)는 체벌할 때 쓰는 나뭇가지로써 ’초심으로 돌아가는 이치‘라는 뜻이란다.
회초리는 선생님들이 학생들의 따귀를 손으로 그냥 때리고 엉덩이를 몽둥이로 두드려 패는 따위의 다소 폭력적인 행위와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그런 행위를 예방하는 효과가 더 크다. 종아리를 걷어 올리고 회초리를 준비하는 동안에 행여 있을 수 있는 격한 감정을 누그러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살인이 밥 먹듯이 일어나는 험악한 패륜의 시대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 체벌로 사망했다는 소식은 한 번도 들은 적이 없다. 그러니 다소간의 부작용을 감수하고라도 학교 선생님을 믿고 사랑의 매인 회초리를 돌려 드려야 한다.
옛말에 몽둥이 맞고 큰놈이 효도한다는 말도 있다. 내가 초임 시절 가장 많이 들었던 뒈지게 패서는 아니더라도 종아리를 패서라도 잘 좀 가르쳐 달라고 부탁하는 학부모가 늘어나서 선생님들에게 사랑의 매인 회초리를 돌려 드리는 특단의 대책이 없고서는 지금 만연되고 있는 망국적 패륜 행위를 막을 방법이 없다.
우리는 지금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다. 한국 놈도 아니고 미국 놈도 아닌 어정쩡한 시대에 살고 있다. 그리하여 가치관의 혼란마저 겪고 있다. 제대로 된 한국 사람으로 살지 못한다면 차라리 미국 사람으로 사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자조 섞인 얘기를 하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야 되겠는가!
따라서 우리는 우리 것을 다시 찾아 정체성을 회복하여 뚜렷한 가치관을 확립하는 일에 모두가 함께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그 옛날 회초리가 그립다.
특히 배에 오르던 순간부터 그때 막 유행하기 시작한 이미자의 섬마을 선생님이란 노래가 가랑비가 그친 산뜻한 하늘 아래 울려 퍼지던 장면과 섬마을 주민 모두가 선창 가 마을에 나와서 총각 선생인 나를 열렬히 환영해주던 모습은 아직도 커다란 감동으로 남아 있다.
그렇게 해서 속세와 단절된 외딴섬에서 군에 입대하기 전까지의 1년 남짓한 섬 생활은 여러 가지 에피소드와 함께 생각할수록 꿈속인 듯 황홀하고 아늑하기만 하다.
섬마을 선생님으로 재직하면서 학부모에게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선생님, 뒈지게 패서라도 잘 좀 가르쳐 주십시오’ 였다. 물론 그때는 회초리가 있었다.
얼마 전 TV에 한 고등학생이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쓰시던 교단에 드러누워 휴대폰을 가지고 놀던 장면이 방영된 적이 있었다. 학교 현장에서 교권 추락이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를 말해 주는 단적인 예다.
내 초임 시절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충격적인 일인 것이다. 그뿐인가 이것이 사람 사는 세상이 맞나 할 정도로 만연된 각종 비도덕적인 패륜 행위는 또 어떤가?
비교적 보수적이고 폐쇄적이라 일컫는 교단까지도 이렇게까지 자유분방(?)하게 타락한 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한마디로 ‘뒈지게 패서라도 잘 좀 가르쳐 달라’고 부탁하는 학부모가 지금은 사라지고 없다는 것이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다.
결국 백년지대계인 교육이 그 책임을 면할 길이 없는데 왜 그렇게 됐는지에 대한 것은 사회 전반적으로 다방면에 걸쳐서 진단할 문제겠지만 결과적으로는 가정과 교단에서 회초리를 놓아버린 결과라고 보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1989년 임석재가 집필한 ‘한국구비설화’에 보면 ‘옛날에 어떤 사람이 고을 원님이 되어 부임지로 가는 길에 싸리나무를 발견하고는 가마에서 내려 싸리나무에 대고 계속 절을 하였다. 주위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사람들이 왜 그러냐고 물었다.
이 사람은 자기가 고을 원님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스승의 싸리나무 매 덕분이라고 하였다. 싸리나무 덕에 열심히 공부하여 고을 원님이 되었으니 고마워서 자꾸 절을 한다는 것이었다.’라는 이야기가 있다.
또 미국 캐네디 대통령의 어머니 로즈도 매를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규칙을 정해놓고 그것을 어기면 체벌을 했다고 한다. 로즈는 자서전에서 ‘부모라면 체벌이 필요할 때 체벌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단다. 장차 대통령이 될 존 캐네디도 예외는 아니었다고 한다.
회초리(回初理)는 체벌할 때 쓰는 나뭇가지로써 ’초심으로 돌아가는 이치‘라는 뜻이란다.
회초리는 선생님들이 학생들의 따귀를 손으로 그냥 때리고 엉덩이를 몽둥이로 두드려 패는 따위의 다소 폭력적인 행위와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그런 행위를 예방하는 효과가 더 크다. 종아리를 걷어 올리고 회초리를 준비하는 동안에 행여 있을 수 있는 격한 감정을 누그러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살인이 밥 먹듯이 일어나는 험악한 패륜의 시대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 체벌로 사망했다는 소식은 한 번도 들은 적이 없다. 그러니 다소간의 부작용을 감수하고라도 학교 선생님을 믿고 사랑의 매인 회초리를 돌려 드려야 한다.
옛말에 몽둥이 맞고 큰놈이 효도한다는 말도 있다. 내가 초임 시절 가장 많이 들었던 뒈지게 패서는 아니더라도 종아리를 패서라도 잘 좀 가르쳐 달라고 부탁하는 학부모가 늘어나서 선생님들에게 사랑의 매인 회초리를 돌려 드리는 특단의 대책이 없고서는 지금 만연되고 있는 망국적 패륜 행위를 막을 방법이 없다.
우리는 지금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다. 한국 놈도 아니고 미국 놈도 아닌 어정쩡한 시대에 살고 있다. 그리하여 가치관의 혼란마저 겪고 있다. 제대로 된 한국 사람으로 살지 못한다면 차라리 미국 사람으로 사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자조 섞인 얘기를 하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야 되겠는가!
따라서 우리는 우리 것을 다시 찾아 정체성을 회복하여 뚜렷한 가치관을 확립하는 일에 모두가 함께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그 옛날 회초리가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