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함 가득한 보조양육자

조현자
본보 명예기자
前곡성군농업기술센터 소장

2024년 09월 24일(화) 19:47
운이가 생후 9개월에 접어들 때 보조양육자가 되었다.

그 동안 잠깐씩 돌보던 이쁘고 귀여운 나의 손주 운이를 평일 낮 시간에 전담으로 돌보게 된 것이다.

30여 년전 내아들 2명은 부모님께서 키워주셨기에 손주 운이를 잘 돌볼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으로 초기에는 몸까지 아팠지만 이제는 극복한 상태다.

애기를 본다고 하면 모든 사람들의 인사말이 고생이 많다고 한다.

그만큼 소중하고 귀한 일이라는 뜻으로 애기를 돌보는 시간만큼 쌓여가는 행복과 기쁨은 다른 일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고귀한 일이다.

운이가 커가는 모습은 우리 인생의 축소판과 같다.

한동안 아토피로 진단받은 피부로 걱정을 시키더니 어느 순간부터 좋아져서 걱정을 덜어주고 이유식 초기부터 잘 먹지를 않아 애를 태우더니 냠냠냠 이쁜 소리와 함께 한 그릇 뚝딱 먹어주는 날도 있다.

첫돌이 지나면서 날마다 성장하고 발전해 가는 모습들은 매 순간 놀라움에 경이롭기까지 한 날들의 연속이다.

하루 일과는 빠르게 지나간다. 아침 산책길에 만난 운이 친구들과 유치원 등원차량도 구경하고 재활용품처리장 아저씨와 반갑게 인사하며 산책 나온 강아지들도 만난다. 오후에는 운이가 좋아하는 놀이터에서 형 누나들을 따라 놀면서 하루를 마무리 한다.

놀이터에서 휴직중인 엄마와 보조양육자인 할머니들을 만나게 된다.

휴직중인 엄마들은 복직한 후 아이를 돌봐줄 가족이 없어 둘째를 낳는 일은 엄두를 못 내고 있다며 하소연을 한다.

그래도 2시간 단축근무를 시행하고 있는 직장에 근무중인 부모들은 유치원 등하원에 맞춰 근무시간을 조절할 수 있으므로 무난하게 아이를 키우고 있다고 한다.

현장에서 직접 보니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2시간 단축근무는 아이를 돌보는 시간과 정서적인 교감까지 고려하면 모든 분야에서 우선적으로 시행해야 할 정책으로 보인다.

저출산 해결에 다소나마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정말 힘든 일이다.

그래도 아이가 주는 행복의 크기와 비교할 수 없다.

명절에 가족들이 모여앉아 아이 하나로 웃음이 끊이지 않고 본대로 따라하는 아이를 보면서 삶의 방향이 재 설정 되기도 한다.

아직도 운이를 잘 돌보고 있는지 걱정이 많은 초보지만 커가는 아이를 보면서 보조양육자가 될 수 있다는 것에 늘 감사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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