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곡성읍 장춘재 어르신=책이 나왔다니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7남매 중 장남인데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한집에서 아버지와 동생들까지 10명이 살 정도로 힘겨운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우체국에 다니면서 농사도 짓고 어려운 시절을 보냈지만 보람도 큰 생활들이 잘 정리되어 책으로 나오니 참으로 감동입니다.

# 겸면 허정석 어르신=‘영귀서원’은 곡성군 문화관광자원으로 되어 있어요. 영귀서원이 겸면 현정리에 있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봄철에 춘향제만 모시고 있는데 명맥을 이어갈 방법이 없어 제가 관리 한답니다. 그런데 곡성 어르신들의 인생이야기라는 책에 지역사회의 일까지 관심갖게 해줘 곡성군과 곡성일보 집필진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지난 14일 오후 1시 30분 곡성군민회관 1층 참여마당에서 어르신들의 굴곡진 삶 속에서 묻어난 보배같은 이야기를 묶은 ‘2025년 곡성 어르신들의 인생이야기’ 구술집 출판기념회가 곡성군 주최, 곡성일보 주관으로 성대히 개최됐다.

지난 14일 오후 곡성군민회관 참여마당에서 열린 ‘2025년 곡성 어르신들의 인생이야기’ 출판기념회를 마치고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올해 구술 참여자는 총 22명인데 인생 후반들어 쉽게 찾아오지 않을 것만 같았던 자신의 행복감을 크게 높여준 ‘곡성 어르신들의 인생이야기’ 구술집을 보고 주인공들은 한결같이 환한 미소와 감회깊은 소감을 풀어냈다.

긴 시간의 인터뷰 과정에서 가슴에만 담아 놓았던 응어리진 이야기를 조심히 꺼내면서 후련함을 느꼈을 때 그 순간만 행복할 줄 알았는데, 드라마처럼 펼쳐진 미니 자서전으로 변신한 책을 보고 또한번 감동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특히 올해로 9년째 이어져 온 ‘곡성 어르신들의 인생이야기’ 구술집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로 두 번째 출판기념회가 열리면서 다시한번 큰 행복의 정점을 찍어 주목을 받았다.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조상래 군수와 부인 주경희 여사, 강덕구 군의회 의장을 비롯한 군의원, 심정섭 곡성군노인회장, 방현용 농협곡성군지부장, 곡성향교 조희용 전교, 곡성군노인회 전승길 부회장과 고영길 노인대학장, 11개 읍·면 노인회장 및 읍면장, 집필을 총괄한 곡성일보 김래성 대표, 집필활동에 참여한 이경수 곡성일보 이사(現광주매일신문사장), 곡성일보 논설위원 정연우 작가, 구술 참여자 및 가족 등 150여 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출판기념회는 식전행사와 개회식, 경과보고, 주인공 어르신들 영상 상영, 발간사, 축사, 구술 참여자 대표(고달면 진호길 어르신) 답사에 이어 어르신들이 직접 이야기하는 토크와 구술집 전달식 순으로 진행됐다.

행사장 전경.

어르신들과 대화시간에서는 입면 101세 이점례 어르신이 “백발이 성성허니 오래 살다보니 이런 자리에도 와보고 고맙소~ 글고 오래 살아 나라 못헐 일 시키요~ 미안허요~.”하시면서 장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어 주기도 했다.

곡성 어르신들의 인생이야기 구술집은 매년 읍·면별 대상자 2명씩 선정해 지난 2017년부터 올해까지 총 220명을 인터뷰해 출간됐으며, 지난해부터 출판기념회를 열어 참여 어르신들의 자긍심과 성취감을 높이고, 어르신들 삶의 경험을 지역사회와 함께 나눔으로써 세대 간 공감하는 자리로 자리매김 했다.

조상래 군수는 “곡성 어르신들의 인생 이야기는 어르신들의 단순한 회고가 아닌 한 시대를 살아낸 삶의 흔적이며, 시련을 이겨낸 의지와 가족을 향한 사랑, 고향 곡성에 대한 애정이 담긴 기록이다” 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구술자 판넬 전시대.

구술집 집필과 출판기념회를 주관한 곡성일보 김래성 대표는 “구술집은 어르신들의 행복지수를 높이고, 시대를 넘어 문화와 역사적 가치를 둔 대하드라마로 지역의 소중한 자료로 인정받고 있다”면서 “전국 지자체 중 최초로 발간한 이 구술집이 소멸위기를 극복하는데 마중물이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1~9회째 발간한 구술집 전시대.

한편 곡성군은 ‘곡성 어르신들의 인생이야기’가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다리가 되어 다음 세대에게 삶의 방향과 용기를 주는 길잡이가 되기를 기대하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구술집 출판을 이어나갈 계획이다./정연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