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암으로 아픈데 얼마나 아프냐고 물어보지도 않고…사는 동안 가슴이 미여진 일이 많았지만 지금은 아들이 수발도 잘해주고 행복하기 그지없소.”
인터뷰를 하는 내내 슬픔과 기쁨 등 희로애락을 한꺼번에 쏟아내신 어르신들. 어려운 시절을 보내면서 가슴에만 담아놓은 한많은 이야기를 꺼내 놓다보니 한순간에 응어리가 사라진듯한 모습이다. 순간 행복을 느끼고 세상을 편하게 담는 느낌을 준다.
곡성군이 80년 넘게 살아오신 지역 어르신들 가운데 매년 각 읍·면별 2명씩을 선정한 뒤 인생 이야기를 생생하게 채록해 만든 ‘곡성 어르신들의 인생이야기’를 올해로 여섯 번째 발간했다.
몇시간 동안 대화로 이뤄지는 인터뷰에서 우리 아버지 어머니가 밝고 건강한 모습을 되찾는 시간속에 전해진 새로운 에너지는 보석보다 귀하고 값진 선물이 되어 어르신들 품으로 들어간다. 행복이 순간순간 있게 됨을 새삼 경험하는 구술 프로젝트다. 하나 더하자면 어르신 개개인의 삶을 조명하는 미니 자서전으로 남겨지면서 ‘군민이 더 행복한 곡성’의 기반이 되고, 훗날 미래세대들에게 우리고장의 역사와 문화를 선물로 남기는 역할도 하게 된다.
곡성군은 이 같은 노인 구술프로젝트를 통해 어르신들의 인생 경험과 일상의 삶, 그리고 각기 다른 문화적 가치와 마을의 역사 등을 체계화한 노인복지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데 큰 몫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한평생 마을을 지켜 온 어르신들의 역할과 생활 터전 곳곳에서 묻어나는 다양한 경험을 기록함으로써 노년에 대한 자긍심을 되살리고, 속 시원한 인터뷰 시간에 행복을 얻게 하는 매개체로도 손색이 없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상철 군수는 “한분 한분이 도서관이나 다름없는 어르신들의 수많은 삶의 기록이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다”면서 “어르신들의 행복 매개체로 차곡차곡 쌓여진 구술집이 우리의 이야기이자 곡성의 역사, 나아가 대한민국의 귀중한 자료로 남을 것”이라며 다양한 가치를 강조했다.
이 군수는 또 “민선 8기 ‘군민이 더 행복한 곡성’을 만들어 가는데 ‘곡성 어르신들의 인생이야기’ 구술 프로젝트가 더욱 빛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모두가 웃고 행복한 고장을 만들어가는데 더욱 힘을 쏟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에 발행한 구술집은 읍·면 경로당, 읍·면사무소, 도서관, 참여 어르신 등에게 배부됐다.

/김래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