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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토화 된 우박피해 현장 가보니…“올 농사는 다 망쳐 부렀오”

‘찢기고 패이고 떨어지고’ 곡성지역 들녘 곳곳 아수라장
“하루아침에 실업자” 상당수 재해보험 가입 안돼 발동동
군, 7일까지 피해정밀조사 …국가적 차원 보상대책 시급

곡성일보 ok-krs@hanmail.net
2018년 06월 01일(금) 12:56
“내 생전에 이렇게 큰 우박은 처음여~. 열매가 다 멍들고 망가졌는데 어떡하요.”
지난달 31일 오후 폭우와 함께 갑자기 쏟아진 우박으로 큰 피해를 당한 겸면 사과작목반 농장. 막 열매를 맺은 작은 사과가 마치 폭격을 당한 전쟁터처럼 과수나무 밑 여기저기에 나뒹굴고 있었다. 우박이 쏟아진 이튿날 오전 처참하게 상처를 입은 사과나무를 지켜보면서 농민들은 연신 한숨만을 내쉬었다. 대부분 전업농으로 약 43ha의 사과농사만을 짓고 있던 이곳 33농가들이 갑작스럽게 날벼락을 맞은 것이다.
“한순간에 실업자가 돼 버렸네요. 올 농사는 다 망쳐부렀오.” 우박에 맞아 열매가 떨어지고 가지가 찢기고 패이면서 그야말로 처참한 광경이었다. 어찌나 큰 우박이 쏟아졌든지 가지에 붙어 있는 열매 하나하나 살펴봐도 온전한 열매는 하나도 없었다. 더 큰 문제는 새가지에서 열매가 열리는데 나무가지 곳곳이 찢기고 꽃눈이 떨어져 3년 정도 수확을 제대로 할 수 없어 농민들은 말문을 열지 못했다.
겸면 사과작목반장 문재성씨는 “25년째 사과농사를 지어왔는데 이렇게 처참한 광경은 처음본다”면서 “아예 과수농사 자체를 포기해야 판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과 대만에 약 500톤을 수출해 15억원 정도 소득을 올렸던 곡성 최대 배 재배농장인 목사동 배수출단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봉지 속에 들어있던 과실도 무자비하게 쏟아진 우박에는 속수무책이었다.
“배는 긁혀버리면 상품성이 없어져 버려요.” 올 농사를 포기할판이라는 농민들의 걱정과 답답함을 이 말 한마디에 담았다. 상처입은 원앙과 신고배는 아직 열매가 작지만 상당량 낙과되고 가지에 붙어 있는 과수마저 우박에 얼마나 두둘겨 맞았던지 상처투성이 뿐이었다.
아버지를 대신해 배농사를 짓고 있다는 정종필(46)씨는 “당장 상처를 입은 열매도 문제지만 나뭇가지가 다 망가져 새가지에서 열매가 나오려면 2년 정도 걸리는데 2차 피해에 속수무책”이라면서 수십년째 배 농사를 지어온 80여 농가들의 맨붕상태를 전해줬다.
같은날 오후 흑찰옥수수 주산진 삼기면 수산마을 역시 폭격을 맞아 주저앉은 것처럼 갈기갈기 찢긴 옥수수밭을 망연자실하게 쳐다보는 주민들의 모습은 허망함 그 자체였다. 처참하게 구겨진 옥수수는 죽진 않지만 열매가 제대로 맺어지지 않아 결국 상품 가치를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마을 주민들은 암담한 표정으로 삼삼오오 동네 어귀는 떠지나 못한채 망가져버린 흑찰옥수수를 쳐다보며 하루종일 걱정스런 모습만 내비췄다.
한편 유근기 군수는 이날 이른 시간부터 우박 피해 농가를 돌며 농가들을 위로한 뒤 신속한 피해조사와 함께 피해농가 복구 및 지원방안, 그리고 후속대책 마련에 나섰다.
또 서은수 전남도 농림축산식품국장은 곡성지역 농가를 긴급 방문해 피해농장을 둘러봤으며, 이만수 군의회 의장과 군의원들, 그리고 정인화 국회의원, 조상래 도의원도 피해농가를 찾아 농민들을 위로하고 피해복구 및 지원책을 논의했다./김래성 기자

◈우박피해보상 어떻게 이뤄지나
농약대․대파비용․생계비…지원금 미미
농작물 재해보험 보상도 까다로워 ‘한계’
곡성군은 오는 7일까지 우박피해 상황을 정밀조사한 뒤 복구계획을 세워 지원할 방침이다.
피해조사가 마무리되면 다양한 지원방안 등이 논의 되겠지만 피해보상은 어떻게 이뤄질까.
우박 피해에 대한 국고지원 기준을 보면 농어업재해대책법에 따라 시․군당 농작물 피해면적이 30ha가 넘으면 농약비용과 ‘밭작물 대용 갈이 비용’ 이른바 작물 대파 비용이 차등지급되는데 현재 상황을 보면 지원대상에는 모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품목별로는 과수의 경우 대파비용은 없고 농약비용이 ha당 60만원 지원된다. 채소류는 농약비용 ha당 30만원, 대파비용 ha당 150만원을 지원한다. 또 벼는 농약 비용 ha당 20만원, 대파비용은 ha당 110만원에 달한다.
이외에 농작물 재해보험에 가입한 농가는 가입 요건에 맞춰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데 보상기준이 까다롭고 보상액도 적은데다 겸면 사과작목반의 경우 20%가 보험가입이 되지 않았다. 또 소규모 농가는 아예 보험가입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돼 농가들의 피해가 예상보다 훨씬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밖에 자가 경작 50%이상 피해발생시 생계비가 지원되고, 특별재난지역선포시에는 국비지원률이 높아지면서 지원범위가 다소 넓어져 보상환경이 조금 좋아진다./김래성 기자

곡성일보 ok-kr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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