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사회를 향토라 한다. 즉 향토란 조상들이 예부터 살아 왔으며 조상의 노력으로 가꾸어진 지역사회이며 조상들의 삶과 지혜가 살아 숨쉬고 그 역사적 정취와 향기가 남아 있는 곳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향토를 역사적으로 이해하고 그 가치를 소중히 여겨야 한다.

입면에도 역사가 있고 기록이 있고 흔적이 있다. 우리고장 역사속의 인물 중 구한말 애국지사인 소송 정재건 선생(1843.5.23.~1910.9.4.)을 통하여 그 분이 살았던 시대의 상황을 조명해보고 구국충절의 숭고한 정신을 새겨본다.

소송 정재건 선생은 곡성 동악산 남서쪽 필봉자락 당바위의 정기가 뻗어 내린 곳(곡성군 입면 약천리)에서 1843년(현종 9년) 5월에 태어났다. 연일정씨로 송강 정철의 8대 손이다.

정재건은 국내의 정치적 변화와 외세의 침략으로 격동하던 조선말기에서 구한말을 걸쳐 살아온 인물이다. 정재건의 자는 계주(啓周)이며 호는 소송(小松)으로 소나무를 닮고자 하는 뜻을 담아 정재건이 스스로 지었다고 한다.

정재건은 8살 때 소학을 다 깨칠 정도로 학문적 능력이 뛰어나고 효행이 깊었다고 한다.

1888년(고종25년) 문과에 병과로 급제하여 관직의 길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그의 관직 생활은 길지 않았다. 1892년(고종29) 종6품의 용양위 부사과(副司果)직에 오른 뒤 이어 성균관 전적 겸 사간원 정언을 거쳐 1893년 사헌부 지평으로 임명되었으나 사직서를 올리고 관직에 나아가지 않고 고향으로 내려 왔다.

갑신정변 후 기울어진 국운을 바로 세우기 위해 국정쇄신을 위한 상소문을 올리기도 했으나 상소문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관직에 미련을 버리고 물러난 것이다.

정재건은 고향에 거주하면서 학문을 연마하면서 후학의 교육에도 관심을 기울이며 여러 방면에서 다양한 활동을 모색하였다.

1910년 8월 경술국치로 나라가 망하자 정재건은 문을 걸어 잠그고 통곡 하였다.

“망국의 신하된 자의 의리란 구차한 삶을 살지 않는 것이다. 내 맹세컨대 명치의 세사에서는 살지 않으리라” 1910년 9월 4일 신시에 자결하였다.

선생에게는 1963년 대통령 표창이 내려졌고 1964년에 소송 유고집이 간행되었다. 1991년에는 애국장이 추서되었으며 2001년 6월 2일에는 묘소가 있는 옥과면 설옥리 문중산에 기념비가 세워졌다.

정재건 선생이 남긴 유서와 자결할 때 쓴 칼 상소문 등 그의 유품과 자료 240여점은 2009년 6월 17일 천안 독립 기념관에 기증하여 일반인들이 관람할 수 있게 했다.

※소송 정재건 선생 유적지=곡성군 입면 약천길 1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