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시작되고 정신없이 퍼부운 비로 인해 전국이 완전 초토화가 되었다. 여기저기 산사태로 정든 집들이 무너지고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시설물과 농작물 피해도 산더미처럼 늘어가고 있다. 많은 이재민들이 발생하고 여러 곳들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기도 했다. 또 오송지하차도에 갑자기 물이 차는 바람에 많은 차들과 사람들이 속수무책으로 참변을 당했다는 안타까운 뉴스를 접하며, 미리 교통통제를 하지 않은 우리의 안전불감증에 한숨이 절로 나오기도 했다.
3년 전인 2020년 장마 때 섬진강 제방이 무너져 남원 금지일대 곡성 대평리, 오지리 구례 5일장 주변, 화개장터까지 물바다가 되었던 일이 엊그제 같은데, 또 이렇게 전국적으로 물난리가 났다. 그 당시 복구 자원봉사를 나갔던 대평리 일대 주민들의 지친 모습과 산더미같은 쓰레기와 악취는 잊을 수가 없다. 또 군데군데 잘려 나간 도로와 산사태로 무너져 내린 흙더미를 보면서 두려움에 떨었던 기억도 선명하다.
이렇게 예상치 못한 천재지변적인 재난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 여기저기서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나타나 사람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그동안 개발을 앞세운 무차별적인 자연파괴와 무분별한 소비의 결과이다. 엘리뇨로 인한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북극의 빙하는 점점 녹아 북극곰의 개체수가 줄어들고, 해수면이 높아지면서 소멸되는 국가도 생기고, 한쪽에서는 홍수로 많은 인명과 재산피해가 발생하고, 한쪽에서는 토네이도로 집과 자동차가 날아가고 대규모 산불이 일어나기도 한다. 또 한쪽에서는 라니냐로 인한 긴 가뭄으로 농작물이 모두 말라죽기도 한다. 마치 지구가 화가 나서 사람들을 공격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이러한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탄소배출량을 의무적으로 줄이게 하는 등 세계의 여러나라들이 오래전부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의 실생활에는 아직도 기후위기에 대한 무감각한 부분들이 많이 있다. 일회용품을 줄이고 샴푸와 세제를 조금씩 사용하고 분리배출을 열심히 하는 것도 지구를 살리는 작은 일들일진대, 단지 편하다는 이유로 집에서도 일회용 종이컵을 일상으로 사용하는 것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우선 무분별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운송비가 많이 드는 수입식품 등은 환경을 크게 오염시키는 것이므로, 가급적 우리 땅에서 나는 제철 음식을 먹고, 가까운 거리는 걷고, 전기와 물을 아끼며 음식물 낭비를 줄이는 것 등이 작고 사소한 것 같지만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할 수 있는, 지구를 살리는 아주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화난 지구를 조금이라도 달래고 우리 후손에게 깨끗한 환경을 물려주기 위해 우리 모두 생활 속에서 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조금씩 실천해 나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