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군민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2024 갑진년, 청룡의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지금까지 있어 왔던 또 하나의 새해가 아닌, 어느 해보다도 값진 한 해를 보내고 싶다. 먼 훗날 뒤돌아보면, 올해가 내 인생에서 가장 잘 보낸 한 해였다고 기억의 한 페이지로 남길 수 있는 그런 해이길 바라는 마음이다.

여러가지 마음의 준비도 하고 계획도 세워 보지만 어떤 거창한 것보다 매일매일의 소소한 일상을 소중히 여기며 감사히 지내는 일이 무엇보다도 우선이란 생각이다.

“기적은 하늘을 날거나 바다 위를 걷는 것이 아니라, 땅에서 걸어 다니는 것이다.” 라는 중국 속담을 듣고 ‘미처 거기까지 생각지 못했는데 정말 그렇구나’ 하고 강한 긍정의 고개를 끄덕인 적이 있었다.

우리가 매일 아침에 건강하게 일어나고, 함께 밥 먹고, 좋은 사람들 만나 이야기하고, 산책하는 등의 소소하고 평범한 일상이 바로 기적이라는 생각과 함께 늘 당연한 듯했던 소소한 일상들이 생각해 보면 얼마나 대단하고 소중한 것인지를 새삼 깨닫게 되었다.

내가 좋아하고 즐겨 읽던 박완서 작가의 작품 중 ‘일상의 기적’이란 글을 조금 옮겨 보면, ‘덜컥 탈이 났다.

유쾌하게 저녁식사를 마치고 귀가했는데 갑자기 허리가 뻐근했다.

자고 일어나면 낫겠거니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웬걸, 아침에는 침대에서 일어나기조차 힘들었다. 그러자 하릇 밤사이에 사소한 일들이 굉장한 일로 바뀌어 버렸다.

세면대에서 허리를 굽혀 세수하기, 바닥에 떨어진 물건을 줍거나 양말을 신는 일, 기침을 하는 일, 앉았다가 일어나는 일이 내게는 더 이상 쉬운 일이 아니었다. (중략)

작년부터 갑자기 걷는 기능에 이상이 생겨 지금은 휠체어에 의지해 생활하시는 엄마에게도 집안 이곳저곳을 다니고, 마당에서 꽃을 가꾸고, 친구들과 산책과 쇼핑을 마음대로 하시던 평범한 일상들이 지금은 더 이상 평범이 아니니 그것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기적처럼 느껴지실지 안타깝기만 하다.

오늘도 아침에 무사히 눈뜨고 세수하고 밥 먹고, 강아지들 데리고 산책도 하고, 친구들과 운동하며 맘껏 웃고, 자질구레한 집안일도 이것저것 다 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바로 이것이 기적이구나 다시 한번 깨닫는다.

새해를 맞이하여 청룡처럼 하늘로 비상하는 거창한 기적이 아닌, 매일매일 소소한 일상의 기적에 감사하고 또 감사하며 한 해를 잘 보낼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