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생활 30여 년 동안 주민들에게 편안함을 전해주고 동료들이 힘을 내도록 가족처럼 정성을 쏟으며 긍정에너지를 키워 온 보건의료 현장의 간부 공무원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1992년 3월 공직에 몸을 담은 이후 올해로 32년째 공무원 생활을 하고 있는 곡성군보건의료원 김영옥(60·고달면 출신) 보건사업과장.

김 과장은 공직생활을 하면서 ‘큰 강과 바다는 작은 물줄기를 가리지 않는다’라는 하해불택세류(河海不擇細流)의 생활 신조를 지켜오고 실천하는데 소홀하지 않았다. 공직자로서 갖추어야 할 함축된 덕목으로도 해석되는데, 작은 소리에도 귀 기울이고 사람을 귀중히 여겨 자신과 조직의 발전을 만들어 가겠다는 자세다.

또 어떤 일이든 긍정적인 사고로 아무리 작은 내용이라도 함께 해결하고 책임지는 긍정 메신저 역할에 앞장서 온 덕분에 주민들에겐 영원한 ‘OK우먼’으로 인식이 돼 있다.

뿐만 아니라 동료들이 힘들고 아플 때 먼저 손을 내밀고 어루만져주는 세심함과 함께 민원도 함께 해결하고 책임질 줄 아는 관리자의 길을 걸어 온 김 과장은 후배 직원들에게 어느새 친언니·친누나 같은 존재가 됐다.

공공보건의료와 위생, 산업, 복지, 민원, 총무 등 다양한 행정 경험과 고향 선·후배와의 원만한 인간관계는 물론 소통력이 뛰어난 김 과장은 특히 직원들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지난 4일 오전 11시 곡성군보건의료원 2층 건강마루에서 직원 120여 명 가운데 절반 정도 참석해 조촐하게 치러진 ‘제52회 보건의 날’ 기념식 인사말에서 가슴깊이 박힌 동료애가 엿보였다.

김 과장은 이날 “코로나 19때 헌신한 직원들에게 보상도 제대로 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인데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으로 의료현장이 파행으로 운영되면서 제52회 보건의 날 행사마저 축소돼 마음이 편하지 않다”고 입을 열었다.

진료 업무 때문에 평소에도 전체 직원이 한데 모여 정을 나누며 재충전하는 행사를 갖기 힘 든데 보건의 날 전라남도 기념행사가 무기한 연기되면서 시·군별로 간단한 행사만을 치를 수 밖에 없게 되자 후배 직원들에게 안쓰럽고 미안한 마음을 인사말로 쏟아냈다.

더욱이 요즈음 연차가 낮은 공무원과 우수 공무원들 사이 공직을 떠난 사례가 늘어난 세태에 안타까움을 표시한 김 과장은 “올해 보건의 날 슬로건이 ‘나의 건강 나의 권리’이다. 힘들때가 많겠지만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유지하며 근무하길 간절히 바란다”는 뜨거운 동료사랑·후배사랑 마음을 잊지 않고 전했다.

올해 공직 마감을 앞둔 김 과장은 “주민들의 건강하고 안전한 삶을 만들어 가는데 보건의료업무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곡성군보건의료원 직원들의 활동이 ‘군민이 더 행복한 곡성’ 만들기에 커다란 디딤돌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보건대학교와 초당대학교를 졸업한 김 과장은 1992년 공직에 입문한 뒤 곡성군 사회복지과 위생행정, 고달면 산업행정, 오산면 복지·총무행정, 보건의료원 감염병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해오다 2022년 9월 사무관으로 승진하면서 보건사업과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가족으로는 언론인 출신 남편 진호림(63)씨와의 사이에 2남을 두고 있다.

/김래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