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과 인문학을 예술로 담아 대중화를 이끌어 온 곡성 출신 서현호 화가가 전국 최초로 ‘니체의 철학’을 화폭에 담은 전시회를 성황리에 마쳐 주목을 받고 있다.

8년전 고향 곡성에 정착해 삶 자체를 예술로 승화시켜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가고 있는 서현호 화가는 지난달 24일부터 5일까지 광주광역시 산수아트스페이스에서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니체의 철학을 캔버스에 담아 마음으로 느끼게 하는 전시회를 가졌다.

니체와-말

산수미술관(관장 장민한)은 역량 있는 작가를 발굴하고 소개하는 것을 목표로 재개관한다는 의미에서 산수아트스페이스로 명칭을 바꿔 운영에 들어갔는데, 재개관 첫 초대전으로 서현호 화가를 초대했다.

산수미술관에서는 단순한 미적 작업에 매몰된 작가보다는 세상에 대한 통찰과 위안을 줄 수 있는 작가를 발굴하고, 이에 합당한 담론과 함께 작품을 소개하는 새로운 공간을 꿈꾸는 취지에서 서현호 작가를 첫 번째로 초대해 눈길을 끌었다.

춤추는-니체와-조르바

총 30여 점의 작품을 손보인 이번 초대전에서는 지난달 24일 열린 개막식에서 사진작가 권영일씨와 ‘니체와 춤을’이라는 퍼포먼스를 펼쳤으며, 관객이 준비된 물감으로 종이 위에 선이나 점 하나를 긋거나 찍어주면 즉석에서 춤동작을 그림으로 완성시켜주는 서현호 화가의 ‘니체와의 춤’ 라이브드로잉을 진행해 인기를 얻었다.

검은얼굴-니체

특히 이번 전시회는 철학적 담론을 시각미술로 풀어낸 독특한 전시였는데, 서현호 화가 작품은 니체의 내면을 충실히 반영하며 회화라는 장르를 통해 텍스트에서 느낄 수 없는 새로운 감성을 호흡하게 했다.

내-안의-사자

전시 기획 과정도 특별히 니체 전공자인 성진기 전남대학교 명예교수가 참여해 니체를 캔버스에 담은 이례적인 전시회를 만들어 전문가들과 일반인들의 높은 관심을 이끌었다.

또 그동안 실험과 도전 정신으로 활동 영역을 꾸준히 넓혀 온 서현호 화가는 이번 전시에서 부조 그림이라는 새로운 시도를 선보였다.

니체의 탈 전통적 사고방식을 해학적으로 제시하고, 니체와의 대화를 통해 간결하면서 압축적인 형태로 부조리한 세상에 대한 저항과 민중 연대를 보여준 대목이 돋보였다.

한편 화가이자 조각가이자 시인인 서현호 작가는 그동안 인간의 본성과 욕망을 탐구하는 작품 세계를 선보여 왔으며, 존재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과 대답을 형성화한 실존적 삶을 바탕으로 깊이 있는 예술의 가치를 찾아가는 수준높은 작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김래성 기자

◆서현호 작가 프로필

-전남 곡성 출생
-조선대학교 대학원 미술학과 졸업(미술학 박사)

<개인전>
-‘캔버스위의 니체’ 전(2024.광주 산수아트페이스)
-‘유폐된 몸으로부터 탈주’ 전(2023.광주 무등갤러리)
-WITH PEOPLE 전(2020.아산조방원미술관)
-몸:짓 전(2023.서울 G&J 갤러리)
-자본주의적 우울과 욕망으로부터 탈주 전(2017.조선대미술관)
-욕망의 시대, 혹은 시대의 욕망(2016. 광주 목담미술관) 등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