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저는 채무자 甲에 대해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해서 확정판결을 받았고, 이에 기하여 채무자 甲 소유의 곡성 소재 임야에 대해 경매를 신청하여 그 진행 중에 있는데, 임야의 위치가 외진데다 이용가치가 없다고 보았던지 입찰에 참가하는 자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향후 몇 번까지나 유찰될 수 있고, 계속 유찰되면 어떻게 되는지 알고 싶어 우리 지역의 언론 곡성일보의 ‘알쏭달쏭 법률상식’ 코너를 통하여 박사님께 문의드리고자 합니다.


답
경매가 여러 차례에 걸쳐 유찰될 경우 최저매각가격은 한 없이 떨어질 수 있고, 따라서 기다리면 기다릴수록 헐값에 경매부동산을 매수할 수 있는 것이 아닌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최저매각가격은 경매절차비용(약 200~300만원 예상되지만 이는 최저매각가격 등에 따라 달리 산정됨) 및 경매신청인에 우선하는 채권자들이 받아 갈 돈을 합산한 금액의 미만으로는 떨어질 수 없으며, 그 미만으로 떨어질 것이 예상된다면 경매가 취소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를 남을 가망이 없을 경우의 경매취소라고 합니다(민사집행법 제102조).

달리 표현하면, 다른 권리자는 없고 오로지 경매신청인만이 이해관계인이라고 한다면 매각대금 중에서 경매비용을 공제한 나머지는 모두 경매신청인에게 돌아갈 것이므로 여러 번 유찰될 경우 최저매각가격은 한 없이 떨어져 경매절차비용 수준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렇게 되는 경우란 거의 없을 것이지만 대항력 있는 임차권 등 권리관계가 복잡한 경우에는 종종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이하에서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앞서 남을 가망이 없을 경우에는 경매가 취소될 수 있다고 하였는데, 여기에서 ‘남을 가망이 없는 경우’란 어떠한 경우를 말할까요? 법원은 최저매각가격으로 경매신청인의 채권보다 우선하는 부동산 위의 모든 부담(우선부담)과 경매절차비용을 변제하고 나면 경매신청인에게 돌아갈 것이 없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이러한 사실을 경매신청인에게 통지해서, 이러한 부동산 위의 모든 부담과 경매절차비용을 넘는 가격으로 입찰하는 자가 없을 경우에는 경매신청인 스스로 이를 매수할 것을 신청하도록 하고, 이에 대한 충분한 보증을 제공하지 않으면 경매절차를 취소하게 되는 것입니다(민사집행법 제102조 제2항). 쉽게 말하면, 경매신청자에게 돌아갈 것이 있느냐의 여부에 따라서 경매절차의 취소여부가 좌우된다는 것입니다.

이는 경매신청인이 자기에게 돌아올 것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악의로 채무자의 부동산을 경매시켜버리자는 의도와 무익한 경매진행을 막아보자는데 그 취지가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경매신청인에 우선하는 채권이란 ① 선순위의 저당권･근저당권, ② 선순위의 전세권(다만, 최선순위의 전세권은 배당요구를 한 경우에만 포함), ③ 선순위의 가등기담보권(단, 담보가등기임을 신고한 경우에 한함), ④ 선순위 임차보증금(단, 배당요구를 한 경우일 것), ⑤ 임금, 퇴직금, 산업재해보상금, 그밖의 근로관계로 인한 채권(단, 가압류를 하였거나 배당요구를 한 경우일 것), ⑥ 국세, 지방세, 지방자치단체의 공과금(사용료, 수수료 등), ⑦ 해당 부동산에 필요비, 유익비를 지출한 제3취득자의 비용상환청구권(단, 배당요구를 한 경우일 것), ⑧ 절차비용(등록세, 교육세, 감정료, 현황조사비용, 각종 증명서 작성비용, 매각수수료 등 제반비용) 등을 말합니다. 위 ①항의 선순위의 저당권･근저당권에는 원본(등기된 액), 등기된 이자(기간의 제한 없음), 등기된 지연손해금(1년분)이 포함되며, 근저당권은 등기된 채권최고액(실제의 채권액이 적으면 실제의 채권액)을 기준으로 합니다.

법원으로부터 잉여의 가망이 없다는 통지를 받은 경매신청인은 그 실익을 따져 매수신청을 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고, 이때 매수신청을 하는 경우에만 경매가 취소되지 않습니다. 즉 경매신청인이 법원으로부터 남을 가망이 없다는 취지의 통지를 받으면 그로부터 1주일 내에 자기보다 우선하는 부동산 위의 모든 부담과 경매절차비용을 변제하고도 남을 만한 가격을 정하여 그 가격 이상으로 매수신고한 자가 없을 때에는 자신이 그 가격으로 매수하겠다고 신청하고, 이에 대한 보증을 제공해야만 경매절차가 취소되지 않고 계속 진행되는 것입니다. 이때 보증제공액은 최저매각가격과 자신이 매수하겠다고 신청한 가격과의 차액입니다(현금 또는 보증보험증권).

만약 법원이 잉여의 가망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실을 모른 채 경매절차가 진행된 경우에는 어떻게 될까요? 이 경우에도 다행히 최고가매수인의 매수가격이 ‘우선채권의 총액과 경매절차의 비용을 합한 금액’을 초과한다면 상관이 없을 것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매각불허가사유가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원이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매각허가결정을 확정하였다면 이러한 하자는 치유되며, 매수인으로서는 매각대금을 납부함으로써 확정적으로 소유권을 취득하게 됩니다.

한편 유찰로 인한 새매각에서는 최저매각가격이 얼마나 저감될까요? 매각기일에 매수가격의 신고가 없는 경우에는 법원은 최저매각가격을 상당히 낮추고 새매각기일과 매각결정기일을 다시 정하여 공고하게 되는데, 최저매각가격의 저감비율은 법원의 자유재량이므로 1회의 저감액이 30%라 하여도 위법은 아니라고 할 것이지만, 현재의 실무에서는 20%씩 저감하고 있습니다. 가격의 저감은 매각명령서에 기재하고, 매각기일공고에도 기재하게 됩니다.

이에 귀하께서도 잉여의 가망이 없을 경우에는 경매가 취소될 수 있다는 점을 예상하고 차후 매수신청의 보증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으므로, 이에 대비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