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이가 다니기 시작한 어린이집 현관에서는 오늘도 애기들의 울음소리와 맘 아픈 보호자들의 안타까움이 가득하다.

3월에 첫 등원을 시작하여 2주째로 접어들었지만 보호자와 헤어지는 시간임을 인지한 애기들은 어린이집이 보이는 순간부터 안가겠다는 거부가 시작된다.

처음 2일간은 애기와 같이 등원해서 3시간 같이 지내고 3일째부터 혼자 보내는 스케줄이다.

두 번째주 월, 화, 수는 점심 먹고 하원하고 목요일부터 오후 4시에 하원을 한다.

운이는 아침이면 등원 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다. 장난감과 책을 같이 보자고 손을 이끌고 순간순간 서러움이 큰 눈에 가득차 있다.

원래도 잘먹지 않는 운이는 아예 입맛을 잃어 먹지도 않고 옷갈아 입는 걸 거부하면서 울다가 조금 먹은 음식마저 토하고 만다.

20개월에 시작한 첫 사회생활에 불안해 하는 운이를 보면서 오래전에 막막했던 마음이 생각났다.

40여전 첫 발령을 받아 타지역으로 가는 버스안에서 왜 그렇게도 막막한 생각이 들었는지. 그 마음이 떠오르면서 등원길 운이를 보는 맘이 더 아린다.

하원하는 운이는 울면서 달려온다. 집에 오는 길은 꼭 안겨서 떨어지지 않으려 하고 어리광이 늘어나지만 날이 가면서 점차 적응해 가고 있다.

아이을 등원 시킨 보호자들은 눈시울을 붉히며 서로 서로 아이 안부를 챙긴다.

좋아하는 딸기를 준비하고 놀이터에서 함께 놀면서 사랑한다는 고백을 수시로 하며 아이의 마음을 위로하는 것이 모두 똑같다.

아이가 커가는 걸 보는 일은 경이로운 일이면서 늘 마음을 졸이게 된다.

아이는 성장하면서 매 순간 크고 작은 언덕길을 스스로 넘어서야 할 것이다.

그때마다 졸이는 마음은 감춰두고서 먼저 나서지 않고 기다려주고 응원하면서 건강한 아이로 자랄 수 있도록 보탬이 되고자 노력한다.

새봄의 파릇한 새싹처럼 빛나는 보물들이 날마다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