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만 하더라도 ‘곡성’하면 떠오르는 것이 뭐냐고 물으면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이제 곡성하면 ‘섬진강 기차마을’을 떠올릴 정도로 섬진강 기차마을은 곡성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되었다.
전국적으로 ‘無에서 有’를 창조한 성공사례로 불리며 주목받고 있다. 덕분에 관광객 입장료 수입을 통한 군 재정 확충은 물론 숙박과 식당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런 좋은 평가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으로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에게는 어떤 효과가 있을까? 섬진강 기차마을을 찾는 관광객 가운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곡성읍내 식당을 이용할까? 관광객이 늘어나는 만큼 지역농산물의 소비도 늘어나고 있을까?
최근 모 일간지 칼럼에 “관광이란 무엇(what)을 팔 것인지 보다, 어떻게(how) 팔 것인지 고민하는 산업이다. ‘어떻게’라는 것이 흔히 말하는 스토리텔링이다”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곡성의 경우 인프라는 어느 정도 갖추어져 있지만 ‘어떻게’라는 스토리텔링 및 콘텐츠가 부족하다.
최근 여행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 골목, 오지여행 등 구석구석 찾아가는 여행과 혼자 하는 여행, 가족여행, 주제여행, 낯선 곳에서 한 달 살기 여행 등 볼거리의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는 명소 중심의 관광이었다면 이제는 주민을 만나고 독특한 경관과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일상생활 공간이 관광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여행객들은 이제 진정성 즉 진짜를 경험하고 싶어 한다.
물론 관광개발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어려움도 많다. 관광 사업은 서비스산업이기 때문에 계절과 환경변화에 따라 수요가 수시로 변동하며, 인근지역에 새 시설이 들어서면 관광객이 우르르 몰려가 버리는 등 경쟁도 매우 치열하다. 따라서 지역 주민들에게 관광객을 대상으로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하게 한다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주민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관광 사업을 구상하고 추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주민 스스로 지역관광의 주인으로 나서 지역자원을 바탕으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야 한다.
관광객 증가로 인한 간접적 파급효과를 기대할 것이 아니라 관광 비즈니스 육성을 통해 직접적인 소득과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이렇게 주민소득과 연계되려면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는 말처럼 주민의 노력과 시간의 투자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서 믿음과 협력을 바탕으로 함께 아이디어를 모으고 지역에 있는 유․무형의 자원을 활용하여 관광 사업을 경영해 나가야 한다.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관광 사업은 이미 전국적으로 확산돼 성과를 거두고 있다. 우리 곡성에서도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인식의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지역사회의 참여가 없는 관광개발은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없으며, 또한 주민들이 관광 사업을 발굴하고 경영하기 위해서는 이에 걸 맞는 세 가지 역량을 키워 나가야 한다.
첫째, 지역의 숨어있는 자원을 발굴하여 개성 있는 콘텐츠로 개발하고, 경쟁력 있는 수익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흔히 우리지역에는 특별한 자원이 없다고 말하지만 자원이 없는 것이 아니라 관심과 애정이 없고 자원을 보는 안목이 없는 것이다. 주민들 스스로 관광문화 마인드를 만들고 지역의 자원과 사람, 생활을 재발견한다면 얼마든지 자원은 있다. 그동안 하드웨어 개발에 치중하던 지역개발 방식에서 벗어나 문화예술과 소프트웨어, 스토리를 접목해 차별화된 매력을 만들어 더 많은 사람들이 지역을 찾게 만들어야 한다.
관광개발의 궁극적인 목적은 관광객을 유치하여 소득을 창출하는 것인 만큼 적정한 수익모델을 개발하는 것 즉 ‘무엇으로 어떻게 수익을 올릴 것인지’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둘째,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끊임없는 자기계발로 공부하는 주민, 생각하는 주민이 되어야 한다. 떠나는 지역에는 자원이 없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없고, 사람이 있어도 관심과 생각과 애정이 없기 때문에 안 되는 것이다. 어떤 사업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똑같은 사업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환경변화에 대응하여 주민들의 인식을 바꾸고 지식과 노하우 등 역량을 키우는 것이 지역경쟁력 강화의 핵심이다. 지역주민들이 비즈니스 마인드를 가지고 자발적이고 창의적으로 사업을 발굴, 추진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셋째, 협력과 연대를 위해 지역내부는 물론 외부와의 적극적인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 관광은 여러 이해당사자가 협력해야 하는 시스템산업이기 때문이다. 즉 당장은 내 몫이 적어도 함께할 때 결국은 내 몫도 커질 것이다. 흥하는 지역과 쇠락하는 지역의 차이를 철저히 분석하고 여러 사람이 모여서 토의하고, 멀리 크게 보고 끊임없이 연구하는 데서 나온다. 창의적인 생각과 아이디어를 모으려면 주민들끼리 단합하는 등 지역의 분위기도 좋아야한다.
앞으로 지역 주민들이 이런 세 가지 역량을 키워 나간다면 곡성관광의 내일은 아주 희망차고 밝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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