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에 도깨비마을이 있다는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들었다. 언제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처음에는 스치는 듯 들은 것 같다. 또 몇 년이 지나서 또 들었다. 그때는 섬진강도깨비마을 사람들이 무슨 일을 추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군민의 한 사람으로서 뭔가를 시도하고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왜? 무관심으로 일관했을까? 그때를 뒤돌아보면 참 많이 부끄럽다. 이러한 과정을 몇 차례 겪고 나서야 김성범촌장이 섬진강마을에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또 몇 년이 지난 후에 “참 대단하다.” “혼자서 목표를 향해 꾸준히 그것도 열정을 불태우며, 쉬지 않고 달려온 사람이다.”라는 생각을 하면서부터 그에 대한 존경심이 생겼다. 어느 날 국도 17호선 반대편 길을 갈 기회가 있었다. 도깨비마을 이 있다는 이야기만 들었지 한 번도 들린 적이 없었다. 초입에 여기저기 도깨비 조각상들이 설치되어 있었다. 나무데크로 만든 계단을 따라 전망대까지 올라가보니 경치가 꽤 좋았던 기억이 생각난다. 사비로 도깨비조각상을 설치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사실인지 확인 차 겸해서 왔는데 “ 아~ 정말 열심히 하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가 2003년도이니 14년 전 일이 되었다. 그 뒤에 우연히 섬진강가를 드라이브하는데 도깨비마을 입구에 대형 도깨비동상이 서 있었다. 난, 깜짝 놀랐다. “꼬마 도깨비네, 역시 우리나라는 소국이야! 중국 사람들 같으면 서너 배 더 크게 세웠을 것인데요.” 그 때 옆 자석에 후배 기자가 한 말이 생각난다. 이 부분은 개인적으로 두고두고 아쉬운 대목이다. “도깨비동상을 딱! 한배만 더 크게 설립했으면 훨씬 좋았을 텐데! 아쉽다!” 이 도깨비대장상을 세운 후에 미신 숭배라는 이유로 종교계로부터 지탄도 많이 받고 일본도깨비를 세웠다는 등 탈이 많았다는 이야기를 나중에 접했다. 반면 타 시군에서는 도깨비를 소재로 본격적인 관광상품화에 앞장서고 나섰다. 충북 증평군 도안면 도암3리 ‘은행정마을’이 있다. 수령이 500년이 넘은 은행나무가 있어서 ‘은행정마을’이라는 지명이 생긴 것이다. 이 마을 이상학이장은 남다르게 도깨비를 소재로 마을을 증평군에서 최고의 관광지로 만드는 게 꿈이다. 집안 형님인 이상배(69세)동화작가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은행정 마을 도깨비들은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란 ‘도깨비 동화작가’ 이상배씨의 작품에서 나온 것들이다. 이 작가는 현재는 서울에서 기거하고 있지만 고향인 은행정 마을을 소재로 도깨비 동화 150여편을 썼다. 이씨의 작품에 나왔던 도깨비굴과 도깨비 옹달샘, 도깨비 언덕, 왕도깨비 은행나무 등은 모두 이 마을에 실존하는 지명들이다. 올해 두 번째 치른 도깨비 축제 주요 내용은 외부인들 에게 마을 주민들이 직접 도깨비관련 해설을 해주며 어린이들에게는 ‘도깨비 동화 읽어주기’ ‘도깨비와 게임하면서 놀기’ 어른들은 ‘장기자랑’ ‘도깨비와 씨름하기’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또 인접군인 전북 장수군에는 논개사당옆에 ‘도깨비전시관’이 6년 전에 개관되었다. 우리군 기차마을에 있는 ‘요술랜드’보다는 적은 규모지만 ‘도깨비전시관’이라는 명칭에서 찾아볼 수 있듯이 미신이나 우상숭배라는 종교계 반발에 도깨비라는 명칭 사용을 주저하고 있는 곡성군과는 사뭇 다른 이야기꺼리를 주기에 충분하다.
섬진강도깨비마을사림들이 올해로 17년이 되었다고 한다. “결코 짧지 않은 세월동안 묵묵히 걸어오면서 크고 작은 우여곡절이 참 많았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도 목표를 향해 거친 항해를 해왔듯이 가야할 여정 또한 난제가 많으리라 생각된다. 전남대학교 국어교육과 나경수교수는 “대기업도 막대한 자본금으로 한 가지 문화콘텐츠를 관광 상품화 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며 새로운 관광 상품을 창출 한다는 일이 결코 쉬운 일 이 아님을 강조한 바가 있다. 하물며 개인은 계란으로 바위를 깨트리는 일이나 다름이 없는 일이다. 그러나 도깨비마을 사람들은 섬진강도깨비라는 문화콘텐츠로 곡성군의 새로운 관광 상품으로 정립해 나가는 일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사실 만으로도 개인적으로 높이 평가를 하고 싶다. 지금 이순간도 목표를 향해 길을 가고 있는 도깨비마을 사람들에게 큰 성원을 보내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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