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 8일 실시하는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벌써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조합장선거는 유권자인 조합원만을 대상으로 치러지는 선거이고 유권자의 수가 공직선거에 비해 적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잘 모르거나 관심 밖의 선거일 것이다.

그러나 조합장선거는 전국 1,353개의 지역 농협·수협·산림조합·축협 등 조합을 대상으로 하고 그 가운데 전남은 총 182개 조합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규모가 큰 선거이며, 조합장은 4년간 지역사회와 조합원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자리인 만큼 조합장선거의 열기가 공직선거 못지않게 뜨겁다.

과거 조합장선거는 “조합장선거=돈선거”라는 공식이 성립할 정도로 돈을 쓰지 않으면 조합장이 될 수 없을 정도였다. 조합장선거의 금품수수 관행을 근절하고 보다 깨끗한 선거를 만들기 위해 2005년부터 조합장선거 의무위탁이 실시되었고, 2015년부터 효율성과 공정성을 위해 4년마다 전국동시조합장선거로 실시되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가 위탁·관리한 후로는 과거보다 눈에 띄게 깨끗하고 공정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전라남도선거관리위원회는 2015년 실시한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 고발 26건 등 총 112건, 2019년 실시한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 고발 28건 등 총 104건의 위법행위를 조치하였다.

전체 위법행위 건수는 줄어들었으나 고발 건수의 경우 오히려 증가추세이며, 이번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도 벌써부터 입후보예정자들의 기부행위가 발생하여 고발로 이어지고 있다.

조합장선거의 경우 유권자인 조합원 수가 공직선거에 비해 현저히 적고 조합원들 간의 사이가 혈연·지연 등으로 가까워 조합원에 대한 금품 등 제공행위의 유혹이 훨씬 클 것이다. 또한, 그 동안 밥을 사주고, 명절선물을 주고, 용돈을 주고 받는 것들을 ‘정’이라고 부르며 당연하게 생각해 기부행위에 대한 죄의식도 훨씬 가벼워 보인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있어 ‘정’이라는 단어는 떼려야 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선거에 있어서 ‘정’이라고 주고받는 음식·금품·선물 등은 법적으로 명백히 제한된다.

이번 선거의 경우 선거일인 3월 8일까지 기부행위가 제한되는데, 후보자(후보자가 되려는 자 포함), 후보자의 배우자, 후보자가 속한 기관· 단체·시설은 선거인이나 그 가족에게 기부행위를 할 수 없으며, 누구든지 후보자를 위하여 기부행위를 하거나 하게 할 수 없다.

선거관리위원회도 돈선거 척결에 단속역량을 집중하고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과 포상금제도로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다.
돈으로 표를 사는 행위는 ‘정’이 아니다. 후보자는 깨끗한 선거가 될 수 있도록 돈이 아닌 조합을 발전시킬 수 있는 공약과 정책으로 조합원들의 마음을 잡아야 할 것이다.

조합원들 또한 ‘다른 사람도 받았으니 나도 받아야지’라는 생각이 아닌 ‘내가 안 받으면 다른 사람도 안 받겠지’라는 마음가짐으로 돈선거를 근절하고자 하는 조합 내 분위기를 만들고, 위법행위를 발견하는 즉시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제보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돈선거 근절’은 조합 구성원 전체의 노력이 필요하다. 정말로 돈선거가 근절될 때 조합은 한 층 더 발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