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면 출생
•한국 착각의 시학 연구회 회원
•공저 ‘시가 아프다 말할 때’ 외 다수
•그 숲에서 향기를 듣다 동인지 발간


가난이 밥을 먹던 시절

밥 한 그릇 잘 먹자고
먼 길 떠난
스무살 잘 생긴 청년은
작업 중 부상으로
눈과 귀가 역사와 함께
긴 어둠속에 묻히게 되었습니다.

만주땅을 헤메던 그 청년은
살기위한 몸부림으로 살아낸 그 여정이
이제 100년이 되어
한시절 한시절 걸어온 길을 자식앞에 풀어 봅니다.

평생을 농사꾼으로 살아오신
아버지께 안부를 묻는 전화를 할 때면
오냐
별일 없냐
언제 오냐~시며
현진이 승진이는
일 잘하고 있냐
고놈들 참 똑똑허다~허 허
크게 될 것이다.

축복의 말씀 조차
늘 같으시다.

나도
네 아버지 언제 한번 갈게요
늘 같은 대답이었다.

스물여덟에 한 여자를 만나
자식 낳고 살아오신 아버지
인생의 긴 여정이 어떠셨을까요?

오늘의 이 잔치가
그래도 잘 살았구나
말씀 하셔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아버지
백수를 살아 내시느라
애쓰셨습니다.

소박하게
야트막한 둔덕이 되어 주셨고
항상 소년같은 밝은 모습으로
지금까지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신문을 보시며 정치를 논하시고
뉴스거리를 찾아 자식들에게 자랑삼아
말씀해주시는 아버지~
건강하신 모습으로
더 오래토록 우리 곁에 계시기를 기도합니다.

아버지

오늘 하루 행복한
최고의 날이시길 바라며
사랑하는 큰 딸이
상수연을 즈음하여 이글을 올립니다.

지난 10일 겸면 칠봉리 청송심씨 심재경(100)옹과 부인 허처임씨(87)가 3남 3녀 자녀와 친지, 지역 기관·사회단체장, 주민 등이 지켜본 가운데 100세 장수기념 케익을 커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