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저는 주택을 전세보증금 3천만원에 임차하려고 하는데, 이 경우 전세보증금을 보호받기 위한 제도로써 전세권등기 이외에 확정일자제도가 있다고 하는데, 이 두 가지 제도의 특성과 차이점에 관하여 알고 싶어 우리 지역의 언론 곡성일보의 ‘알쏭달쏭 ’ 코너를 통하여 박사님께 문의드리고자 합니다.


답
주택에 대한 임대차에 있어서 적용되는 전세권과 확정일자제도의 큰 차이점은 전세권은 물권적 효력을 부여하는 제도이고, 확정일자제도는 채권적 효력밖에 없는 임대차계약에 물권적 효력과 유사한 효력을 부여하는 제도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즉, 전세권은 민법상 전세권에 관한 규정에 근거하여 그 설정순위에 따라 물권적 효력인 순위보호가 인정되는 것인데 반하여, 확정일자제도는 1989년 12월 30일 시행된 주택임대차보호법에 근거하여 사회적 약자인 세입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원칙적으로 채권계약인 주택임대차에 대하여 물권적 효력을 부여하는 제도라는 점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는 것입니다.

아래에서 확정일자제도와 전세권에 관하여 구체적인 차이점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확정일자제도에 의한 순위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읍･면･동사무소나 등기소, 공증사무소 등에서 확정일자를 받는 외에 전입신고(주민등록) 및 주택을 인도받아 점유할 것의 3가지 요건을 모두 갖추어야 함에 반하여, 전세권은 등기만 설정해두면 그것만으로 그 순위에 따라 권리가 보장됩니다. 따라서 확정일자제도는 전입신고(주민등록)만 해두었을 뿐 주택을 인도받지 못하였거나, 주택을 인도받아 점유하고 있지만 전입신고(주민등록)를 해두지 않는 경우에는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는데 반하여, 전세권은 등기만 경료해두면 그것만으로 충분하고, 그밖에 전입신고(주민등록)나 주택을 인도받아 점유하는 요건은 필요치 않습니다.

둘째, 확정일자제도는 등기소나 공증인사무실, 읍･면･동사무소, 인터넷등기소, 국토교통부 부동산거래관리시스템(단, 보증금 6천만원 초과 또는 월차임 30만원 초과의 주택임대차계약)을 통하여 600원의 저렴한 비용으로, 또한 임대차계약서만 있으면 되므로 임대인의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신속･간편한 절차에 의해 그 요건을 갖출 수 있음에 반하여, 전세권은 임대인의 협력 없이는 등기 자체가 곤란하고, 그 절차도 다소 복잡하여 대부분 법무사의 협조를 얻는 경우가 많으며, 그 비용 또한 확정일자를 받는데 비하여 많이 소요되고, 전세기간 만료시에는 전세권설정등기를 말소해주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읍･면･동사무소에서의 확정일자 부여는 임대차계약서 자체의 빈 공간에 일자가 새겨진 도장을 압날하는 방법으로 하므로 임대차계약서만 들고 가면 됩니다.

셋째, 전세계약기간이 만료된 경우에 이사를 하고자 하지만 임대인이 보증금을 반환치 않는 경우에는, 확정일자를 받아둔 임차인은 별도로 임차보증금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판결을 받은 후 그 확정판결문에 기해서만 강제집행을 신청할 수 있음에 반하여, 전세권설정등기를 경료한 전세권자는 민사집행법상 담보권실행 등을 위한 경매(임의경매) 규정에 근거하여 판결절차 없이도 비교적 간단하게 경매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넷째, 확정일자만 갖춘 경우에는 경매절차에서 별도로 배당요구를 해야만 배당을 받을 수 있지만, 전세권설정등기를 한 전세권자는 별도의 배당요구 없이도 그 순위에 따른 배당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섯째, 주택임대차보호법에 의한 대항요건과 확정일자를 갖춤으로써 보호되는 확정일자제도에서는 임차주택 외에 그 대지의 환가대금으로부터도 우선배당을 받을 수 있으나, 주택(대지 불포함)에 대해서만 전세권설정등기 한 전세권자의 경우에는 대지의 환가대금으로부터는 우선배당을 받을 수 없게 됩니다.

한편 주택임차인이 그 지위를 강화하고자 확정일자와 별도로 전세권등기를 마치는 것도 가능하고, 이 경우에는 두 권리 모두 인정될 수 있을 것이지만,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임차인으로서 확정일자에 의한 우선변제권과 전세권자로서 우선변제권은 그 근거규정과 성립요건을 달리하는 별개의 권리라고 해야 할 것이므로(대판 2010.6.24. 2009다40790), 각각의 근거와 요건에 따라 각각 그 효력이 인정될 것입니다.